2017/03/19

블로그 운영방향 변경 사항 공지

드래곤에이지 리뷰란의 마지막 댓글에서 말한대로 5년전 익명의 답변이 없는한 '25만힛기념'에서 했던 약속은 더이상 지켜질수 없음을 공지합니다.

이 블로그의 궁극적 목적이었던 '대화'도 철회합니다.

게시판은 비공개로 전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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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0

PC게임의 역사 4

70년대말~80년대초의 미국 아케이드-콘솔 시장은 엄청난 규모로 성장했다. 아케이드 센터가 전국에 13000여개가 있었다고 하며 팩맨은 아타리 콘솔로만 700만장이 팔렸다고 한다. 80년대초에 이미 콘솔게임은 완전히 메이저한 대중문화였던 것이다. 콘솔게임이 마치 최근에 와서야 대중적인 문화가 된것처럼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웃기는 소리다. 콘솔게임은 처음부터 대중문화였다.

그러나 다들 알다시피 80년대 초중반에 '아타리쇼크'로 알려진 아케이드-콘솔시장의 갑작스런 대 붕괴가 발생한다. 시장이 서서히 쪼그라든게 아니라 그냥 한순간에 폭삭 주저앉은 것이다. 왜 이런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당시 게임들을 직접 플레이 해보면 그 이유를 쉽게 짐작할수 있다.

과도하게 핀볼적인 방법론에만 의지했기 때문이다. 핀볼은 플리퍼 등장이후로 기본 형식이 변화한적이 없다. 플리퍼로 공을 쳐올려서 오래 버틴다는 한가지 형식으로만 수십년동안 버텨왔고 문제없이 잘 팔아먹었다. 그래서 전자 디지탈 게임도 그런식으로 해나갈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핀볼처럼 2D 레이아웃에 공을 움직이거나 총알을 쏜다는 식의 기본 형식을 바탕으로 수많은 바리에이션을 만들어댔지만 거기에는 핀볼로부터 가져오지 못한 중요한 한가지 요소가 있었다. 그것은 (공의 움직임의) 무한한 다양성이다. 공의 움직임은 형편없이 단순했고 총알은 일직선으로만 나갔고 타겟의 등장순서는 매번 동일했다. 핀볼과 달리 패턴이 쉽게 반복됐고 쉽게 질렸기 때문에 계속 새로운 게임을 공급해서 양으로 승부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러다가 결국 사람들이 기본형식 자체에 익숙해져서 더이상 어떤 바리에이션에서도 신기함을 느끼지 못하게 되자 얄팍한 게임성의 맨얼굴이 드러난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비슷한 사례가 있다. 90년대말 2000년대 초반의 DDR열풍 말이다. 나라전체가 DDR로 들썩거렸는데 어느날 갑자기 확 꺼지면서 언제 그런게 있기나 했냐는 듯이 사라지는걸 경험하면서 아! 아타리쇼크가 바로 이런거였구나 하는 생각을 한적이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하게 난리났던 스타크래프트는 열기가 오랜기간에 걸쳐 서서히 식은반면 왜 DDR은 갑자기 푹 꺼졌을까. 스타크래프트는 신기함이 사라진후에도 오래 지속될 게임적 깊이와 다양성이 있었지만 DDR은 신기함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핀볼이 몸을 안쓰고 손가락만 써서 흥했는데 비디오게임으로 그것이 일반화되자 다시 손가락을 안쓰고 몸을 쓰는 게임에 사람들이 신기함을 느껴버린것. 그러나 몸을 쓰는 게임이 더 원초적인 것이니 신기함이 오래 지속될수가 없다.

미국의 콘솔게임 역사도 그런식으로 끝나버린 것이다. 너무나 깨끗이 너무나 깔끔하게 끝나버렸기 때문에 이후에 비디오게임을 접한 사람들에게는 미국에는 그냥 아케이드-콘솔 역사 자체가 없었던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물론 남긴게 전혀 없지는 않다. 비디오게임에는 코딱지만큼의 깊이도 없어서 초딩들이나 하는 유치한 놀이라는 최악의 부정적 사회 인식을 남겼고 더이상 '문화' 취급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코난 오브라이언같은 사람을 보면 그때의 반감이 얼마나 강렬했는지 충분히 짐작할수 있다. 아직까지도 어른이 비디오게임하는걸 뭔가 웃기고 이상한 일이라고 여기는게 방송에서 그대로 느껴진다. 콘솔게임의 뿌리는 당구까지 내려가는데 당구하는 어른을 그렇게까지 볼까? 이 모든게 퐁의 성공 때문에 일어났던 일이다. 거봐 퐁이 없었으면 더 좋았다니까.

이후로 미국은 콘솔게임을 버리고 핀볼과 퐁의 영향력이 전혀 없는 PC게임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중심으로 전자 디지탈 게임을 발전시킨다. 그리고 미국이 버린 콘솔게임의 형식은 일본이 주워가서 발전시키게 된다. 그래서 이때부터 PC게임=서양게임, 콘솔게임=일본게임 이라는 요상한 구도가 되어버린다. 80년대부터 전자 디지탈 게임을 해왔던 사람이라면 이 구분이 아주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일본으로 넘어간 아케이드-콘솔게임은 아타리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전과는 약간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어차피 공의 움직임에서는 핀볼을 따라가지 못하니 아예 공이 없는 다른 방식을 발전시키려는 시도가 전보다 훨씬 강해진 것이다. 그래서 레이싱, 격투, 스포츠, 퍼즐, 점프 기타등등 여러가지 요소들을 다양하게 활용했는데 안타깝게도 단지 '공'을 없애고자 했을뿐 '핀볼'을 없애려는 시도는 아니었다. 한마디로 '공이 없는 핀볼'을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일본 아케이드 게임에는 여러가지 장르가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기본형식이 있었다.
-한판에 5~30분 정도의 플레이 타임에 맞춘 밸런스
-한판에 3개의 목숨
-특정 아이템을 먹거나 정해진 점수를 넘으면 목숨 보너스
-게임 컨텐츠의 끝에 도달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반복하는 순환구조
-획득한 점수로 등수 기록
-등수 기록시 3개의 이니셜로 이름 새김
-Game over, 1-up 등의 핀볼 용어 사용
-동그란 형태의 버튼
-극단적으로 빠른 플레이 리듬, 게임내내 쉼없는 컨트롤러 조작
-매뉴얼이 필요없이 바로 알수있는 간단한 게임방식

이 모든게 핀볼에서 그대로 가져온 형식들이다. 이걸보면 비디오게임은 일본으로 넘어왔어도 여전히 핀볼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는걸 알수있다. 이제 그당시 확립된 대표적인 아케이드-콘솔 장르들을 간단하게 점검해 보자.



먼저 전통의 슈팅
그라디우스 (1985)
기본 형식은 아타리 시절과 별 다를바 없지만 총알의 다양한 움직임과 레벨업, 배경 스크롤을 활용해 최대한 단조로움을 덜어보려는 시도를 한다. 하드웨어가 발전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거대한 레벨디자인을 만들어낼수 있게 되었지만 목표점이 여전히 '핀볼'이었기 때문에 코딱지만큼이라도 난해한 레벨디자인은 용납될수 없었고 그냥 한쪽 방향으로만 스크롤되는 순차적인 레벨디자인을 사용하게 된다. 덕분에 핀볼에 비해 지독한 선형성이 발목을 잡는다.

5~30분의 플레이 타임을 맞추기 위해 난이도는 선형적으로 어려워지는데 컨텐츠 제공까지 일방향이라면? 처음 30분 분량만 좆나게 반복하게 되는거다.-_-; 그래서 슈팅게임은 암기과목이 되어버린다. 뒤로 갈수록 난이도가 높아져서 한번에 암기가능한 분량은 점점 줄어들어가며 이미 암기되어 있는 부분은 너무 많이 플레이해서 오바이트가 나올거같은 느낌이 들게 되는 뭐 그런 병신같은 장르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결국 이 장르는 망해버린다. 현재는 탄막슈팅이라고 총알이 막 무더기로 쏟아지는걸 피하는 형식으로 발전했는데 왜냐면 이게 그나마 선형성이 덜하기 때문이다. 총알회피가 암기로 해결되는 수준이 아니라서 여러번 반복해도 다른 상황이 자주 나오는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핀볼 수준에 도달했다고 할수는 없다.



건슈팅
오리사냥 (1984)
비디오게임의 슈팅은 핀볼의 변형이지만 1인칭의 건슈팅 장르는 핀볼과는 별 상관이 없다. 그냥 놀이공원에 있는 인형맞추기 슈팅게임같은걸 그대로 가져온거니까. 이것도 핀볼 이상으로 오래된 장르일 것이다.


시버그 레이오라이트 (1936)
1936년에 나왔다는 무려 빛센서를 이용한 건슈팅 게임이다. 오리사냥이 어디서 왔는지 알겠지? 이 장르는 FPS 나오면서 흡수됐다고 봐야할지 콜옵이 충실하게 계승했다고 해야할지...-_-;



아케이드 레이싱
아웃런 (1986)
자동차를 소재로한 뭔가 완전히 새로운 장르인듯 보이지만 아케이드 레이싱은 실은 고전적인 슈팅게임의 연장선상에 있는 장르다. 모습만 자동차일뿐 차제가 회전을 하는게 아니라 레일 안에서 좌우로 사이드스텝을 한다. 그러니까 퐁에서 막대기가 좌우로 움직이는거나 슈팅게임에서 비행기가 좌우로 총알을 피하는것처럼 움직인다는거다. 이런 움직임으로 무슨 진지한 레이싱이 가능할리가 없기 때문에 다른 차량이나 장애물과의 충돌을 피해 움직이는게 게임플레이의 주가 된다. 결국 총알을 피하는 대신 차와 커브를 피하는 스킨만 다른 게임이 된것이다.

물론 90년대 중반부터 3D그래픽이 아케이드시장에 도입되자마자 이 포맷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진짜 3D레이싱 게임으로 대체되어 버린다. 그러나 이 방식은 아케이드-콘솔쪽에서 발생한게 아니라 원래부터 PC게임쪽에서 발전했던 레이싱시뮬을 그대로 가져와서는 아케이드시장에 맞게 단순화/간소화 시켰을뿐이었다. PC쪽의 여러 시뮬레이터 장르중에서 유일하게 아케이드-콘솔쪽으로 넘어온게 레이싱인데 그 이유는 레이싱 자체가 핀볼처럼 끊임없이 동적이고 연속적이며 인터페이스가 단순하고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비행시뮬은 수많은 계기를 조작해야 하고 외워야 할게 산더미같이 많으며 잠수함시뮬은 거기에 더해 극도로 정적이기까지 하다. 유일하게 레이싱시뮬만이 머리보다 몸으로 익히는게 중요하다. 핀볼의 철학과 맞지 않는 시뮬레이션 장르임에도 고전적인 공놀이게임의 특성인 신체적/연속적/동적 특성에 완전히 부합하므로 별다른 변형 없이도 그대로 사용이 가능했던것이다. 그래서 이 장르는 2D에서 3D로 변하자마자 PC게임에게 먹힌 장르이다. 마리오카트 정도가 아케이드 레이싱의 전통을 잇는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
슈퍼 발리 볼 (1989)
원래 핀볼은 공놀이의 간소화다. 쉽고 편한 공놀이가 핀볼인것이다. 그럼 공놀이를 쉽고 편하게 할수 있으면 굳이 핀볼일 이유는 없는것이다. 그래서 농구, 축구, 야구, 배구 등등 메이저 공놀이를 그대로 카피해서 쉽고 편하게 비디오게임으로 즐길수 있게 만드는것만큼 핀볼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핀볼의 철학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은 없다. 공의 움직임은 현실을 쫓아가지 못하지만 대신 핀볼에는 없는 다수의 플레이어 캐릭터 활용과 좀더 복잡한 룰이 재미를 보충한다. 워낙 익숙하고 친숙한 게임들이라 신기함이 빠져서 한번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했지만 안정적이고 꾸준하게 인기를 지속할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오랫동안 살아남은 게임을 카피했기 때문이다. 이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 장르가 시뮬레이션으로 변할수 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났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렇게 될때 핀볼보다도 더 원시적인 순수 공놀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플랫포머
수퍼 마리오 부랄더스 3 (1988)
슈퍼마리오로 대표되는 플랫포머 장르는 '공없는 핀볼'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었으나 공이 없다기 보다는 공을 공이 아닌것처럼 위장한것에 가깝다. 그게 뭔소리냐고? 슈퍼마리오의 기본 메카니즘을 살펴보자. 점프 버튼을 누르면 마리오가 위로 솟구치고 정점에서 머리로 블럭을 때린후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는데 스틱으로 착지 지점을 조절하며 착지에서 괴물을 밟아 죽인다. 마리오가 바닥이 없는 구멍으로 빠지면 죽는다. 핀볼의 기본 메카니즘은? 플리퍼 버튼을 누르면 공이 위로 솟구치고 정점에서 타켓을 때린후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지는데 넛지로 착지 지점을 조절하며 플리퍼로 공을 받는다. 공이 플리퍼 아래쪽의 구멍으로 빠지면 죽는다. 기본이 핀볼하고 똑같다.

왜? 못믿겠는가? 그럼 아예 대놓고 커밍아웃한 소닉을 보면된다. 소닉은 마리오처럼 자신의 정체를 감추지 않는다.

캐릭터가 그냥 아예 핀볼 공이 되어버림ㅎㅎ

움직임도 핀볼 공처럼 슝슝 날아다니고 통통 튕김ㅎㅎ
레벨디자인에는 그냥 대놓고 플리퍼, 범퍼, 슬링샷, 레인같은 핀볼 장치들을 아무 변형없이 그대로 집어넣음ㅎㅎ










그냥... 핀볼을... 만드시죠...

그래서 그냥 핀볼도 만들어버림ㅋㅋㅋㅋ 제목은 소닉's 핀볼이 아니라 소닉 스핀볼











이 장르도 핀볼보다 공의 움직임이 훨씬 단순하기 때문에 기본 플레이의 밀도가 떨어지므로 핀볼에는 없는 스크롤되는 커다란 레벨디자인으로 부족한 밀도를 메꿔보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은 슈팅장르와 마찬가지로 필연적으로 선형성을 불러온다. 선형성은 핀볼과 같은 중독성이 핵심인 게임에서는 가장 커다란 문제점이다. 소닉은 난이도를 낮추고 길을 여러개 만들어 둬서 타임어택을 유도해 선형성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슈퍼마리오는 월드맵 개념을 발전시켜 해결하려고 했다. 그러나 핀볼에 비하면 어색하고 억지스러운 느낌이 드는것은 어쩔수 없다.



스크롤 격투
파이날 파이트 (1989)
스크롤 격투게임은 공을 없애는데는 확실히 성공한 장르다. 가끔 뭘 던져서 맞추기도 하지만 메인은 근거리로 붙어서 적을 두들겨 패는 것이다. 적도 플레이어를 두들겨 패려고 하기 때문에 근거리에서 미묘한 간격/타이밍 싸움이 발생하는데 AI가 매우 후지기 때문에 단조로운 타이밍 싸움을 여러마리의 적을 한번에 쏟아부어 양으로 해결한다. 이 타이밍 싸움은 슈팅장르의 총알과 여백처럼 어디로 움직여야 할지가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는것이 아니고 적도 항상 똑같은 길로만 이동하는게 아니라서 슈팅처럼 토악질 나오는 암기게임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전히 스크롤되는 배경과 동일한 적의 등장순서 때문에 선형성의 문제를 안고있다.



테트리스
아타리 테트리스 (1988)
'공없는 핀볼'의 가장 궁극적인 형태는 웃기게도 일본이 아니라 러시아의 한 개발자에 의해 태어난다. 테트리스에는 핀볼과 핀볼이 아닌것들이 전자 디지탈 환경 안에서 완벽하게 조합되어 있다. 핀볼과는 반대로 블록을 위에서 아래로 떨어뜨리고(핀볼에서는 아래에서 위로 공을 쏜다), 핀볼과는 반대로 위로 넘치지 않게 해야 하며(핀볼에서는 아래로 빠지지 않게 해야 한다), 핀볼과는 다르게 블록이 격자에 의해 디지탈적으로 움직이며(핀볼은 아날로그 움직임을 기반으로 한다), 핀볼과는 다르게 블록을 끼워맞추는 퍼즐인데(핀볼은 퍼즐이 아니라 공놀이다) 이 모든 것들이 핀볼처럼 중력이 존재하는 상하로 길게 세팅된 2차원 게임공간 안에서, 핀볼처럼 실시간으로, 핀볼처럼 1인용으로, 핀볼처럼 극단적으로 빠른 플레이 리듬을 지니고, 핀볼처럼 끊임없는 컨트롤러 조작을 요하고, 핀볼처럼 완전히 비선형적이어서, 핀볼처럼 실력이 붙으면 아무생각 없이 멍한 상태로 내가 게임을 하는 것인지 게임이 내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인지 분간이 안되는 트랜스 상태에 빠져 시간가는줄 모르는 미칠듯한 중독성을 지니면서도 아무런 어색함이 없이 완전하게! 완벽하게! 마치 원래부터 이런게 있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조화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공이!!! 없는데!!! 마치!!! 핀볼을!!! 하는것!!! 같애!!!

퐁이 결과적으로 꿈꿨지만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는 몰랐던 그것이 테트리스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디지탈 퍼즐로 아날로그 공놀이의 재미를 재현하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정도면 핀볼을 뛰어넘었다고는 못해도 핀볼과 동급인 게임이라고 할수는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후에 발생했다. 핀볼은 기본 메카니즘은 그대로 두고 테이블 디자인만 바꿔도 계속 새로운 느낌으로 플레이 할수 있었으나 테트리스는 그게 불가능했다. 아무리 퍼즐 메카니즘을 바꿔봤자 테트리스만큼의 직관적이면서도 부담없고 그러면서도 퍼즐적인 느낌을 주는 그런 기막힌 메카니즘을 쉽게 찾을수는 없었다. 그렇게 원하던 핀볼의 모든 조건을 만족했는데 어처구니 없게도 재탕이 불가능해져 버린 것이다. 드디어 황무지에서 인간을 대체할 슈퍼뮤턴트를 만들어냈는데... 고자라니! 내가 고자라니!



대전격투
스트리트 파이터 2 (1991)
돈버는게 목적인 아케이드-콘솔게임이 재탕이 안되면 무슨 소용? 그래서 대전격투가 나오게 된다. 물론 대전격투 게임은 아주 초창기부터 존재하던 장르였지만 91년에 나온 스트리트 파이터2는 대전격투 장르의 기본을 새로 쓴다. 스트리트 파이터2에 대한 얘기는 다 아는 얘기니까 자세하게 쓰지 않겠다. 이후에 벌어진 일만 봐도 이 게임이 어떤 의미였는지 대충 알수있다. 한국에서도 그당시 '오락실'에 다녔던 아케이드 게이머였다면 순식간에 오락실의 기기들이 대부분 스트리트 파이터2로 대체되는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을 것이다. 그전까지는 다양한 장르의 기기들이 공존했지만 스파2가 나오자 마자 그런 다양성은 몰살되고 오로지 스파2, 이후에도 오로지 또다른 대전격투게임만 줄창 나올 뿐이었다. 왜? 돈버는게 목적이니 돈이 많이 들어오는 기기로 대체하는게 당연.

대전격투는 기존의 아케이드-콘솔게임의 주 장르였던 스크롤 형식의 게임들이 가지고 있던 선형성의 문제를 해결했다. 물론 대전 상대인 '사람'을 필요로 하긴 했지만 게임을 못할 정도로 공급이 딸리는 일은 없었고 업주 입장에서는 일타이피로 돈을 버니 더 좋았다. 선형성 문제가 해결되서 사람들이 쉽게 질리지도 않고 어설픈 움직임의 공도 없고 회전율도 더 빨라지고 재탕도 쉽고 우와 이거 뭐 거의 꿈의 아케이드 게임이네. 그래서 90년대는 대전격투의 시대가 된다. 결국 '공없는 핀볼'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대전격투도 게임 내적인 문제가 있었다. 강한 기술을 쉽게 쓰지 못하게 하기 위해 요상하고 복잡한 커맨드 입력을 하게 만들었는데 이것은 자연스러운 입력의 어려움이 아니라 어려움을 위한 작위적인 어려움이었다. 사람들이 점점 장르에 익숙해지고 역치가 높아지자 더 깊이 있는 게임을 요구하게 되면서 기술의 종류도 갈수록 많아지고 커맨드 입력도 점점 어렵게 된다. 콤보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기나긴 콤보가 하나의 기술이 되고 이 기술을 위한 입력 커맨드는 미친듯이 길고 어려운 타이밍 맞추기가 된다. 결국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고 레버를 돌리는 능력을 극한까지 갈고 닦아야 하는 이상한 게임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것은 편하고 쉬운 심심풀이오징어땅콩이라는 핀볼의 철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특성이라 다시 시장의 축소를 가져오게 됐고 아케이드 시장 자체를 위기에 몰아넣게 된다.



리듬게임
비트매니아 (1998)
 핀볼이 대전격투를 통해 타이밍 맞춰서 빠르게 버튼 누르는 게임으로 변하자 뭐 쓸데없이 격투를 주제로 하고 그러냐 그냥 엑기스만 뽑으면 되지^^ 해서 리듬게임이 나온다. 이 장르는 화면에 여기 누르고 저기 누르세요 하고 표시가 나오는걸 보고 타이밍 맞춰서 딱딱 누르면 된다. 그냥... 할말이 없다. 아케이드-콘솔게임의 기나긴 방황의 역사는 결국 이렇게 결론이 난것이다. '화면의 표시에 맞춰 버튼을 누르시오.'



퐁에서 시작된 전자 디지탈 아케이드-콘솔게임의 역사는 이렇게 허무하게 끝난다. 50년간 핀볼을 목표로 정진해왔지만 거기에 다다른 게임은 테트리스와 대전격투뿐이었다. 그런데 컴퓨터라는 인류의 혁신적 기술로 만들어낼수 있는 게임의 한계치가 정말 그정도 뿐인가? 왜 하필이면 핀볼을 모델로 잡는가? 핀볼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게임인가? 애초에 핀볼은 당구가 그랬듯이 편함쉬움을 얻기 위해 공의 움직임을 2차원으로 제한한 게임성을 타협한 물건이다. 게임성의 극한을 추구하는 게임도 아니라는 말이다. 단지 돈을 벌기에 적합한 모델이었을 뿐이다. 그러니까 콘솔게임이라는건 게임 이전에 돈이 먼저 앞서는 것이다.

타이밍 맞추기 게임은 근본적으로 디지탈이 아날로그를 이기기 어렵다. 게임의 전자 디지탈화에 진지한 고민이 있었다면 타이밍 맞추기 게임 따위 애초에 만들 생각도 안했을 것이다. 그런데 콘솔게임에서는 그것이 일반적이고 당연하다. 전혀 맞지 않는 옷인데 그걸 기본으로 깔고 들어간다. 콘솔게임에서는 게임의 전자 디지탈화에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는것이다. 그냥 고전적인 공놀이 게임이 타이밍 맞추는 게임이니까 그걸 생각없이 따라할 뿐이다. 그래서 콘솔게임의 역사는 50년이 아니다. 콘솔게임에서 전자 디지탈화는 단지 기술의 발전이었을 뿐 개념의 변화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이 주류가 되어버렸으니 전자 디지탈 게임의 진정한 발전은 요원한 것이다.

따라서 콘솔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들도 게임에 대한 기준이 완전히 핀볼에 박혀있다. 핀볼적이지 않은 게임은 게임취급도 안한다. 예를들어 볼까? 콘솔게이머들은 게임은 배우기 쉽고 마스터하기 어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데 이걸 핀볼보다 더 완벽하게 구현한 게임이 어디있나. 핀볼은 버튼 두개가 전부다. 게임로직이라고는 그냥 공을 쳐서 안떨어뜨리는게 전부다. 근데 마스터 가능한가? 영원히 공을 안떨어뜨릴수 있나? 영원히 불가능하다. 무한프레임, 무한해상도 때문에 깊이가 끝이없다.

또 취향 안타는 게임이 훌륭한 게임이라고도 한다. 핀볼만큼 취향 안타는 게임이 존재하나?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수 있고 아무런 사전지식도 필요하지 않다. 외울것도 아무것도 없다. 그저 버튼 두개를 누를수 있는 손가락만 있으면 된다. 그들이 말하는 취향을 타지 않는 게임이란 핀볼같다는 말과 동의어다.

타격감이 쩔어야 한다고도 한다. 근데 내가 해본 어떤 콘솔게임도 핀볼만큼 타격감이 있는 게임은 없었다. 아무리 화면이 번쩍이고 움직임이 경직되고 쾅쾅 소리가 나봤자 핀볼에 비하면 타격감이 없는거나 마찬가지였다. 무거운 쇠공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날아다니면서 실제 사물을 때려대는 진짜 타격감을 느껴보면 전자 디지탈 디스플레이로 뚝뚝 끊기는 조잡한 애니메이션을 통해 타격감을 느껴보려는 시도 자체가 바보같이 느껴진다.

게임은 30분 해봐서 재미없으면 재미없는 게임이라고도 한다. 핀볼의 게임 밸런스가 대충 한판에 최대 30분을 잡는다. 그이상 길어지면 돈을 많이 못버니까. 그래서 핀볼에서는 동전 하나 넣고 30분 했으면 아주 뽕을 뽑은 것이고 그 게임을 잘 한다고 할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30분 해도 재미없었으면 재미없는 핀볼이지.

게임은 플레이 내내 끊임없이 플레이어의 흥미를 유지시켜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도 한다. 핀볼은 수동적인 게임이다. 내가 원하는 때에 공을 때리는게 아니라 공이 때릴 위치에 오면 반드시 공을 때려야 하는데 그 빈도가 아무생각도 안들만큼 짧은 간격으로 반복된다. 그래서 핀볼은 오래하다보면 내가 공을 치는게 아니라 공이 내 손가락을 움직이는것처럼 느껴진다. 공이 살아있는 동안은 게임을 멈출수가 없다.

게임은 스트레스 받으면 안된다고도 한다. 원래 핀볼은 스트레스 없고 편하고 쉬운 심심풀이오징어땅콩이라니까.

많이 팔리는 게임이 좋은게임이고 잘만든 게임이라고도 한다. 핀볼은 자본집약적이다. 아주 정교한 기계장치인데 대량생산을 해야 하므로 큰 공장이 필요하다. 큰 공장을 유지시키려면 돈이 많이 벌려야 한다. 그래서 핀볼에 대중성과 상업성은 필수불가결이다. 다른 공놀이들과 다르게 막대한 자본 없이는 핀볼이 존재할수가 없다. 핀볼은 게임 이전에 '산업'인 것이다.

게임에 대한 이러한 인식들은 다 핀볼의 철학이지 게임이라는 매체 전부를 통괄하는 철학이 아니다. 핀볼은 게임의 아주 일부에 불과할 뿐인데 그걸 전자 디지탈 게임 전체에 요구하는 꼴인 것이다. 도대체 왜? 그럴 이유가 전혀 없잖아? 오히려 그러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지. 그래놓고는 나보고 뭐? 게임을 보는 관점이 편협하다고? 아니, 너네들이 편협한거야. 내가 보수적이라고? 아니, 너네들이 보수적인거야. 내가 꼰대라고? 아니, 너네들이 꼰대야.

그리고 너네들을 그렇게 만든 모든 원인은 퐁에 있는거고.

퐁 개새끼 해봐.

콘솔게임의 역사는 이걸로 마치고 다음편부터 본격적인 PC게임의 역사로 들어가도록 하겠다.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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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9

PC게임의 역사 3

2차대전후 전자공학의 발전은 컴퓨터라는 고성능 계산기를 탄생시켰다. 초기의 컴퓨터는 대학 연구실에서나 볼수있는 과학장비였고 개인용도로 쓸 일은 전혀 없었다. 이걸 가지고 놀던 연구자들이나 학생들이 지들끼리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서 놀기 시작했는데 당연히 일반인에게는 알려지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놀란 부쉬넬이라는 학생이 그걸 보고 컴퓨터로 만든 게임도 핀볼처럼 아케이드로 시중에 팔아먹으면 돈이 될거라고 생각하고는 아타리라는 회사를 차려 퐁이라는 이름의 전자 디지탈 게임을 만들어 팔아먹기 시작했다.

최초의 상업용 비디오게임이라는 뽕. 이 아니라 퐁 (1972)
 이게 바로 1972년에 나온 퐁이다. 핀볼과는 다르게 혼자서 할수 있는 게임이 아니고 두명이 다이얼 하나씩 붙잡고 돌리면 좌우에 있는 막대기가 상하로 움직이면서 공을 치고 받아내는거다. 한마디로 줄이면 그냥 에어하키다.(...) 당시에는 탁구라는식으로 소개된 모양인데 이게 탁구면 팔러바가텔도 당구지.-_-; 실은 탁구는 커녕 에어하키보다도 한참 후진 게임이다.

뽕 아니 퐁을 하느니 차라리 이걸 하고 말지
당시의 프로세서 성능상 공의 3차원 움직임은 고사하고 2차원에서의 움직임조차 전혀 구현하지 못했다. 가속도, 마찰력, 모멘트같은 물리적 성질은 전혀 구현이 안됐고 그냥 점이 등속도로 위치를 이동하다가 벽에 닿으면 90도로 방향을 전환할뿐이다. 이런 형편없는 공의 움직임에는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재미가 전혀 없으므로 핀볼과 다르게 게임 메카니즘이 아닌 외부의 요소, 즉 예측 불가의 대상인 '사람'을 상대로 넣어서 재미를 확보하려고 한거다.(...)

도대체 이런 무리수를 쓰면서까지 억지로 공게임을 만들려고 했던 이유는 뭘까? 당시의 원시적인 컴퓨터 기술로는 이런 실시간 공게임보다는 턴제 게임을 구현하기에 훨씬 편하고 무리가 덜했을텐데. 왜긴왜야 턴제게임은 한판에 시간이 오래걸리니까 회전율이 낮아서 돈을 많이 못버니까 그렇지. CRT까지 들어간 거대한 덩치의 전자기기를 보드게임마냥 싼값에 대량으로 찍어 팔아먹을수도 없고 결국 핀볼처럼 동전넣고 잠깐 할수 있는 아케이드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면 뭐다? 뭐긴뭐야 그냥 전자 핀볼이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외엔 답이 안나오지. 수천 수만년간 인간이 만들어온 게임이 다 턴제게임 아니면 공게임인데 턴제가 안되면 공게임 밖에 남는게 없고 공게임 가지고 최대한 빠르게 돈을 뽑아내는 방법을 수십년간 정제하고 최적화한 끝에 나온게 핀볼인데 아무리 새로운 기술이 주어졌다고 해도 거기서 벗어난 다른 방법을 한순간에 찾아낼수가 있을까? 없지. 그래서 퐁이 저따위로 나온거다. 어설프게 핀볼을 베껴보려고 했지만 택도 없는 수준의 형편없는 게임으로.

근데 어처구니 없게도 이게 나오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무려 핀볼과 경쟁할정도로. 게임성으로 따지면 당시의 발전된 핀볼과는 비교도 되지않을 정도로 형편없었는데 어떻게 이런일이 벌어진걸까? 그걸 몰라서 묻니? 신기해서 그렇지 신.기.해.서. 이미 당구가 있었는데도 팔러 바가텔같은 개병맛 게임이 인기를 끈것과 똑같이 전자기기로 게임을 한다는것 자체가 그당시에는 너무나 새로우니까 정작 그안에 들어있는 게임이 아무것도 새로운게 없고 병맛만 넘치는데도 인기를 끌수밖에. 여러분, 인간이라는게 이렇게 멍청합니다.

그렇게 퐁은 '비디오게임'의 시초가 됐지만 게임역사 전체로 보면 태어나지 말았어야할 재앙이나 마찬가지였다. 왜냐고? 왜냐하면 왜냐하면 발발이 치와와~ 퐁이 돈을 졸라게졸라게졸라게 버니까 돈냄새를 맡은 사업가들이 뛰어들어서 갑작스럽게 거대한 비디오게임 산업이 생성되었는데 이 산업의 목표는 새로운 퐁(전자핀볼)을 만들어내는게 되어버렸으니까!

내가 이렇게 말해도 안믿을테니까 퐁 이후로 70년대에 나온 대표적인 아케이드 전자 게임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퐁의 변형 뽕. 이 아니라 건 파이트 (1975)
건 파이트: 퐁에서 공의 움직임이 너무나 병맛이다 보니 막대기를 사람 그래픽으로 바꿔서 마치 총을 쏘는것처럼 보이게 만든다.(공의 움직임은 동일하게 벽에 맞으면 90도로 꺾임) 퐁의 반대로 막대기로 공을 받아내는게 아니라 막대기가 공을 피해야 한다. 장의력 수준...



포탑도 안돌아가는 탱크 (1974)
탱크: 건 파이트보다는 그나마 약간 나은 퐁의 변형. 공을 탄알로 대체하는 대신 막대기가 사방을 제한없이 돌아다닐수 있게 됐다. 필드 중간중간 장애물도 있어서 이동의 단조로움을 줄였다. 그러나 여전히 퐁에서 벗어나지 못한 단조로운 병맛게임.


다들 아시는 벽돌깨기 (1976)
벽돌깨기: 비디오게임의 목표가 전자 핀볼임을 퐁보다 더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핀볼과 똑같이 1인용이고 공을 아래에서 위로 쏘아 올리며 밑으로 공이 빠지면 지는거다. 복잡한 공의 움직임을 제대로 구현할수 없으니 고정된 플리퍼가 아니라 퐁의 방식으로 공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공의 움직임과 상호작용하는 핀볼의 복잡한 테이블 디자인을 따라할수 없으니 벽돌을 맞춰 없애는걸로 대체한다. 애처롭다...



또다른 핀볼 바라기 씨울프 (1976)
씨울프: 벽돌깨기와 마찬가지로 핀볼을 재현하려는 또다른 어설픈 시도. 상단에 좌우로 배가 지나다니는데 위쪽의 십자표시를 좌우로 이동해서 조준한 다음에 버튼을 누르면 아래쪽에서 어뢰가 일직선으로 쭉 올라가고 배를 맞추면 점수를 얻는다. 어뢰는 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예측사격이 필요한데 바로 이 예측사격의 메카니즘이 핀볼의 그것과 거의 동일하다.

핀볼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게 뭔 개소리냐 싶을텐데 핀볼에 플리퍼가 달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핀볼은 사실상 슈팅게임이 되었다. 테이블 위의 레일이나 범퍼들중 하나에 불이 들어오면 거기로 공을 보내야 점수를 얻는 시스템이 되었기 때문인데 그로인해 플리퍼를 아주 정교하게 다루지 않으면 안되었다. 우선 아래 그림을 보자.
공이 녹색 화살표쪽으로 플리퍼 상면(검은점이 찍힌면)을 따라 굴러 내려오면 어느 지점에 있을때 버튼을 눌러 플리퍼를 회전시키는가에 따라 공이 나가는 방향이 달라지게 된다. 검은색 점과 화살표가 대략적으로 그 위치와 방향을 나타낸다. 숙련된 핀볼 플레이어는 공이 굴러내리는 이 짧은 순간에 타이밍을 맞춰서 테이블 위의 원하는곳으로 공을 쏜다. 핀볼의 재미의 핵심은 바로 이 공을 보내는 기술과 공을 받는 기술에 있다.

씨울프는 핀볼이 공을 보내는 메카니즘을 공 없이 구현하려고 한다. 왜? 공의 움직임을 재현 못하니까. 핀볼에서는 타겟은 멈춰있고 공이 움직일때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데 씨울프는 반대로 공의 방향이 고정되어있고 대신 타겟이 움직여서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것이다. 물론 이래도 핀볼의 무한프레임 무한해상도의 아날로그 움직임에는 비교할수 없이 조잡할 뿐이다. 그러나 이 메카니즘이 그당시 비디오게임에서 핀볼을 재현할수 있는 최대치였고 그후로 쏟아져 나온 슈팅게임의 기본이 된다.



슈팅게임의 원조 스페이스 인베이더 (1978)
스페이스 인베이더: 씨울프가 핀볼의 공을 쏘는 재미는 어떻게 대충 모방했는데 공을 받는 재미는 구현을 못했지. 그래서 드디어 전설의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등장한다. 씨울프는 공을 총알로 대체했다. 그래서 퐁이나 벽돌깨기처럼 공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공을 받는 재미를 얻지? 그냥 따로 타겟이 아래쪽으로 공을 쏴주면 되지. 물론 공을 받는건 너무 퐁이나 벽돌깨기 같으니까 피하는 걸로 살짝 바꿔주고. 와~ 전자핀볼 완성~ 짝짝짝
그냥... 핀볼을... 하세요...



그나마 공의 움직임과 가장 유사했던 달착륙 (1979)
달착륙: 내가 보기엔 그나마 가장 성공적으로 핀볼을 모방한 게임으로 보이는게 이 게임이다. 무려 중력과 관성같은 피직스가 존재한다. 아무 입력이 없으면 중력에 의해 착륙선이 바닥으로 떨어지는데 마치 핀볼 공처럼 가속도를 받으면서 떨어진다. 이걸 로켓엔진 분사를 여러 방향으로 조절하여 정해진 지점에 안전하게 착륙시키는 게임이다.

핀볼에서 공을 받는 기술중에 가장 중요한것이 넛지이다. 넛지란 핀볼 캐비넷 자체를 붙잡고 흔들어서 공이 떨어지는 궤적을 살짝 바꾸는것인데 360도 어느 방향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핀볼의 고수는 어떤 위험한 상황에서도 넛지를 통해 공을 살려낸다. 심지어 플리퍼 아래로 떨어진 공을 다시 위로 올리기도 한다. 달착륙의 엔진분사는 마치 핀볼에서 떨어지는 공을 넛지로 컨트롤하는걸 아주 느린화면으로 재생하는듯한 느낌을 준다. 아래로 분사해서 위로 상승할땐 플리퍼로 공을 때려서 위로 날리는 느낌도 들고. 아주 느리지만 그 덕분에 핀볼의 움직임을 그나마 코딱지만큼이라도 비슷하게 재현할수 있었던 게임이다.

이런게 비디오게임의 초기 모습인데 여기서 핀볼을 분리시켜 생각할수 있는가? 핀볼을 재현하려고 안간힘을 쓰는데도 결과가 너무나 초라해서 애잔하기까지 하는구만 뭔 비디오게임의 역사여 역사는. 암만봐도 그냥 핀볼의 역사지. 그것도 그냥 역사가 아니라 퇴보의 역사여. 핀볼이 스페이스 인베이더로 변하는 안습의 역사라고!

70년대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엄청난 인기를 끌어서 한국에서는 '오락실'로 불리던 아케이드센터를 전세계적으로 유행시킨다. 이제 아케이드게임은 술집이나 카페에 들렸다가 친구 기다리는 시간에 잠깐하는 꼽사리게임이 아니라 아케이드센터라는 그것만을 위한 장소에 찾아가야 하는 주목적으로 변한 것이다. 저는 그것만을 위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제 핀볼은 아케이드센터에서 조차도 꼽사리낀 존재에 불과해졌다. 그 자신을 어설프게 베껴서 한없이 너프시킨 스페이스 인베이더에 의해. 팔러 바가텔은 당구에서 태어났지만 당구와 공존했다. 그러나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핀볼에서 태어났지만 핀볼을 몰아냈다. 왜냐하면 그것은 새로운 창조가 아니라 단순히 핀볼의 연장이었기 때문에. 그것도 퇴행을 신기함으로 감춘.

아케이드 센터가 대유행을 하자 아타리는 TV를 활용해 아케이드 게임을 집에서도!라는 신개념을 들고 가정용 게임기 -콘솔- 을 만들어서 팔아먹기 시작한다. 당연히 엄청난 인기를 얻어서 게임기도 불티나게 팔리고 거기서 돌아가는 게임도 수없이 만들어지고...

그러나 결국 신기함의 기한도 끝나게 되는데...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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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2

PC게임의 역사 2

본격적인 PC게임의 역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콘솔게임의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왜냐하면 왜냐하면 아 그랬냐 발발이 치와와 스치고 왜냐하면 왜냐하면 콘솔게임이 PC게임과 대비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친숙한 콘솔게임을 먼저 설명하면 낯설은 PC게임의 개념을 설명하는데도 더 쉬워지니까. PC게임과 콘솔게임의 역사가 어느시점에서 뗄수없는 관계가 되어버리기도 하고.

콘솔게임의 역사를 살펴보기 위해 잠시 머나먼 과거로 돌아가보자. 인류가 국가를 형성하고 잉여자원이 넘침에 따라 발생한 계급사회는 할일없이 놀고먹는 게으르고 퇴폐한 귀족층을 탄생시켰다. 그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공놀이 게임을 즐기던 어느날 마침내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아놔씨발~ 한게임 뛰고 나면 힘들어 뒤질거 같은데 공놀이도 테이블 앞에 앉아서 하는 턴제 게임처럼 힘이 안들면 얼마나 좋을까! 어 잠깐만? 그럼 공놀이도 테이블 위에서 하면 되는거 아니여?ㅋㅋㅋㅋ" 이렇게 공놀이 게임이 주는 육체적 피로를 줄여보고자 하는 욕망은 드넓은 필드위에서 온몸을 사용하며 죽도록 뛰어다니는 호방한 게임이 아니라 극도로 한정된 테이블 공간 위에서 축소된 공을 가지고 팔과 손만 깔짝거리며 즐기는 게으른 공놀이 게임인 '당구'를 탄생시켰다.

당구는 구기게임으로서 육체적 피로만 제거된 것이 아니라 여러모로 괴상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공의 운동 공간이 3차원에서 2차원으로 대폭 축소되었다는 점이다. 같은 테이블 구기게임이라도 탁구는 여전히 3차원 공간 하에서 벌어지는 공놀이 게임임을 보면 이것이 테이블이라는 공간과는 무관한 의도된 특징임을 알수있다. 3차원 공간에서 구의 움직임은 굉장히 컨트롤 하기 힘들다. 공놀이 게임이 그토록 종류가 많고 오래도록 플레이 되어온 이유는 3차원 공간에서 인간의 신체만으로는 영원히 구의 움직임을 정복할수 없기 때문이다. 야구에서는 열번중 네번만 공을 맞춰도 인간중 최고 고수가 되며 축구에서는 매 90분마다 한골만 넣어도 최고수가 된다. 그런데 당구는 이런 구의 복잡한 움직임을 2차원 평면으로 제한함으로써 변수를 줄이고 컨트롤이 상당히 쉬워지게 되었다. 그래서 당구에는 공이 한개가 아니라 여러개가 들어간다. 공 한개만으로는 게임이 너무나 시시해져 버리기 때문에.

이 괴상한 '육체적으로 편하고 컨트롤하기 쉬운, 2차원 공놀이 게임'은 비록 전통적인 3차원 공놀이 게임에 비해 컨트롤의 깊이는 줄어들게 되었지만 신체적,연속적,동적인 공놀이 게임의 코어는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으며 워낙 육체적 부담이 적고 공과 공이, 공과 막대기가 부딪치는 타격감의 상쾌함과 매번 달라지는 공의 배치와 공의 움직임을 구경하는 재미가 아주 짧은 간격으로 빠르게 반복되면서 하루종일 해도 질리지 않을만큼 굉장한 중독성을 가지게 되었다. 그야말로 할일없고 게으른 자들을 위한 가벼운 공놀이 게임의 결정판이라고 할수 있었다. 이 가벼움덕에 당구는 전통적인 공게임과는 다르게 '휴식'의 역할을 하는게 가능해졌고 그래서 술집이나 카페같은 휴식성 공공장소에 당구대가 비치되어 손님들이 쉬면서도 즐길수 있는 심심풀이 오징어땅콩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쯤되면 왜 당구치는 청소년을 불량청소년으로 보는 부정적 사회 인식이 생겨났는지 알만하지 않는가? 당구는 할일없는 놈팽이들에게 딱 맞는 게임인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게으름은 끝이 없는 법이다.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흘러내리고 싶은법. 당구도 힘들어. 너무커. 어려워. 불편해. 귀찮아. 으웨에~. 그래서 테이블 크기를 확 줄이고 공도 하나로 줄이고 테이블 여기저기에 홈을 몇개 파놓고는 각 홈마다 점수를 써놓고 한쪽 끝에서 공을 쳐서 홈에 들어가면 점수를 획득하는데 테이블 위에 핀을 몇개 꽂아놔서 홈에 잘 안들어가도록 간단한 장애물을 설치해놓은 이런 미친것같은 개씹좆병신 당구를 만들어내게 된다. 이게 대략 18세기경에 일어났던 일이라고 한다. 근데 씨발 이것도 귀찮아! 공을 막대기로 쳐야된다니! 어떻게 그런 힘든일을 할수가 있어! 그래서 기계공학의 결정체! 과학문명의 정수! 스프링의 힘을 빌려 공을 치게 된다.(...) 조준조차 필요없고 그냥 스프링달린 손잡이를 쭉 당겼다가 놓으면 공이 탁!하고 나가서 핀 사이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홈에 들어가는 것이다. 컨트롤이라고는 스프링을 얼마나 당길것인가 정도일뿐. 으아 흘러내리다 못해 이제는 아주 지구 내핵까지 뚫고 들어갈 기세다. 이쯤되면 이걸 당구의 일종으로 취급하는것 마저 당구에게 모욕이 될것같다. 그런데 세살짜리도 흥미를 잃을것같은 이 개병신 게임이 놀랍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_-;

개병맛 자동당구 게임 팔러 바가텔(1870)

이게 바로 1870년에 몬태규 레드그레이브라는 영국인이 만들었다는 개씹좆병신 자동당구인 '팔러 바가텔'이라는 물건이다. 아래쪽에 찔끔 나와있는 플런저라고 불리는 조그만 손잡이 안쪽에는 스프링이 달려있어서 저걸 쭉 당겼다가 놓으면 저 안에 있는 공을 탁 쳐서 공이 레일을 따라 위로 사출되는데 테이블이 경사져있기 때문에 공이 중력에 의해 아래로 슬슬 굴러 내려오면서 핀에 이리저리 부딪치다가 동그란 홈중의 하나에 들어가는것이다. '바가텔'이라는건 이전부터 존재하던 당구의 일종인데 볼링과 비슷하게 서있는 막대기를 쓰러트리는 뭐 그런 종류의 테이블 게임이었다고 한다. 바가텔 앞에 '팔러(Parlor)'가 붙었듯이 응접실이나 공공장소등에 비치되어 심심풀이 오징어땅콩의 목적으로 단순화된 바가텔이라는 의미로 '팔러 바가텔'로 불렀을 것이다.

이 병신같은 물건은 당구의 특성인 편하고 쉬운 2차원 공놀이라는 개념을 극한까지 몰고간 결과였다. 하지만 그외에 당구의 특성에 뭔가 한가지 더 추가된게 있다는걸 알수있을 것이다. 그렇다? 순수한 인간의 힘만으로 공을 움직인게 아니라 플런저라는 기계장치의 힘을 빌려 움직인다는 것이다? 인간의 힘이 아니라 기계의 힘으로 에너지가 전달되는 공놀이 게임의 탄생이었던 것이다? 이게 대인기를 끈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19세기였다지만 뭔 씨발 원숭이새끼도 아니고 이딴게 재미있을리가? 재미있어서 인기있었던게 아니라 신기해서, 기계를 사용하는 공놀이라는 개념이 너무나 새로워서 인기있었을 것이다?

이 새로운 기계장치 게임은 그 병신성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인기를 얻게되자 마침내 이걸로 돈을 벌어보려는 시도도 생겨나게 된다. 1931년, 드디어 동전을 넣으면 자동으로 공이 나오는 핀-볼이 등장한 것이다! 30년대 대공황시대에 값싼 놀이기구인 핀볼은 대유행을 해서 미국의 대부분의 술집과 약국에는 이 핀볼머신이 있었다고 한다. 이걸로 돈을 벌기시작한 핀볼 제조사는 어떻게 하면 더 중독성을 극대화시켜 더 많은 돈을 벌수 있을까를 연구하게 되었고 그 결과 1947년에 드디어 그 유명한 고틀리브사의 험티덤티가 나오게 된다.

핀볼의 혁명 험티덤티(1947)

이 게임에는 최초로 플리퍼라고 불리는 소형 회전 라켓이 탑재되어서 흘러내리는 공을 라켓으로 쳐서 다시 상부로 올리는게 가능했다. 위의 그림을 보면 좌우로 빨간 막대기 여섯개가 보일텐데 그게 바로 플리퍼다. 캐비넷 좌우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저 플리퍼가 휙 하고 회전하면서 주변에 온 공을 탁 치는것이다. 그러면 공이 강하게 위쪽으로 튕기는데 중간중간 둥글게 튀어나온 범퍼에 맞게 되면 점수가 올라가게 되고 맨 아래쪽으로 공이 떨어지면 게임이 끝나게 되는 것이다. 이 게임으로 인해서 핀볼의 게임 메카니즘이 구멍에 공을 넣는것에서 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오래 버티는것으로 완전히 변해버렸으며 게임성이 이전의 핀볼과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핀볼에서 '핀'은 더이상 찾아볼수 없게 되었다. 핀볼인데 핀이없다. 그래도 사람들은 핀볼을 계속 핀볼이라고 부른다. 왜? 옛날에는 핀이 있었으니까. 이것만 봐도 명칭과 대상의 성질이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걸 알수있다. 명칭 그대로의 뜻보다 명칭의 유래를 알아야 한다. 일본rpg가 일본산rpg냐? 아니라고 병신들아. pc게임이 pc에서 돌아가는 게임이냐? 아니라고 병신들아. 너같은 새끼들은 핀볼에 핀이 없다고 핀볼이 아니라고 할 놈들이야. 내가 병신이냐? 니들이 병신이지. 근데 왜자꾸 나보고 병신이래.

플리퍼가 달리고 게임방식이 변하면서 핀볼은 미칠듯한 중독성까지 확보하게 된다. 무거운 쇠구슬을 플리퍼로 때리고 범퍼에 충돌시키면서 생기는 타격의 연속적인 흐름은 타격감도 극대화 시켰다. 극도로 편하고 쉬우면서도 상당 수준의 게임성까지 확보하게 되자 핀볼은 아케이드 게임의 대명사가 되어버린다.

그런데 원래 아케이드 게임이란 가판대 게임을 뜻한다. 무슨 축제나 놀이공원같은데서 길 양쪽으로 간단한 게임관련 노점상이 쭉 늘어서 있는거 말이다. 대표적으로 사격해서 인형 넘어뜨리는 게임이나 망치로 내리쳐서 파괴력 측정하거나 뭐 그런 게임들 있잖나. 그런데 이런 게임들 대부분이 동전을 넣고 하는거라서 아케이드 게임=동전넣고 하는 게임으로 인식이 되어버린다. Arcade라는 단어는 가판이 늘어선 통로를 뜻하는 단어인데 그것과 아무 상관없이 그냥 동전넣고 하는 게임이라는 전혀다른 의미를 지니게 되어버린 것이다. pc게임이 pc에서 돌아가는 게임이면 아케이드 게임은 노점에서 하는 게임이 되어버리는 거라고. 핀볼을 노점에서 하니? 아니거든? 전기도 연결해야 되서 실내에서 해야되거든? 어디 핀볼도 아케이드게임 아니라고 우겨보시지? pc게임은 pc에서 돌아가니까 pc게임이라매? 일본rpg는 일본에서 만들어야 일본rpg라매? 그럼 핀볼도 아케이드 게임 아니자나. 어? 인정? 어? 씨발새끼.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핀볼은 70년대 들어 커다란 전기를 맞이하게 된다. 바로 기계공학을 넘어선 전자공학의 충격이었다.


-께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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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5

PC게임의 역사 1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을때 목적중의 하나는 도스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게이머들에게 서양rpg와 일본rpg의 차이점을 이해시키려는 거였다. 근데 댓글로 길게 대화를 나눠보니 현 게이머들은 rpg는 고사하고 pc게임과 콘솔게임의 차이조차도 이해하지 못한다는걸 보고 심한 충격을 받았다. 아니 그정도가 아니라 그냥 게임 전반에 대한 상식 자체가 나같은 예전 게이머들과는 완전히 다른것같다. 게이머라는 사람들이 무슨 게임의 역사가 50년도 안되는 새로운 매체라느니 이런 개소리를 당연한 상식인듯이 막 내뱉을때마다 나혼자 다른 세계에 떨어진것마냥 당황스럽고 컬쳐쇼크가 온다. 기반 전제부터가 다른데 같은 취미를 공유한다고 할수가 있을까? 그래서 내가 알고있는 게임에 관한 상식을 한번 써보려고 한다. 게다가 이제 곧 VR시대가 시작되려는 시점이니 pc게임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수 없기도 하고.

게임. 우선 게임이란 뭘 뜻하는가. 사전을 찾아봤다.

[명사] A game is an activity or sport usually involving skill, knowledge, or chance, in which you follow fixed rules and try to win against an opponent or to solve a puzzle.

정해진 룰을 지켜야 하고 기술을 요하며 승패가 나뉜다면, 생산활동에 관계된 실용적 목적이 없는 모든 행위는 게임이라는 얘기다.

너무 범위가 넓은것 같은가? 의외로 그렇지 않다. 전쟁은 게임인가? 전쟁에는 기술을 요하고 승패가 나뉘지만 정해진 룰따위는 없다. 제네바조약같은것도 있지만 그냥 약속일 뿐이지 그걸 안지킨다고 자동으로 패배가 되는건 아니다. 모의고사는 게임인가? 기술을 요하고 정답과 오답의 승패가 갈리며 정해진 시간안에 풀어야 한다는 룰도 있지만 학력 점검이라는 실용적 목적이 있으므로 게임이 아니다. 낚시는 게임인가? 기술을 요하며 승패도 있지만 정해진 룰은 없으며 생존에 필요한 식량을 얻는 실용적 목적이 있으므로 게임이 아니다. 섹스는 게임인가? 기술을 요하지만 승패도 없고 룰도 없으므로 게임이 아니다.

축구는 게임인가? 룰이 있고 기술을 요하며 승패가 나뉘고 숨넘어갈때까지 해봐도 땀나는것 외에 아무것도 생산되는게 없으므로 게임이 맞다. 직소퍼즐은 게임인가? 그림을 맞춰야 한다는 룰이 있고 완성/포기의 승패가 있으며 나름대로의 기술을 요하고 힘들게 완성해봐야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으므로 게임이 맞다. 심시티는 게임인가? 룰이있고 기술을 요하며 도시번성/파산의 승패가 있으며 엄청난 대도시를 만들어봤자 실제 시장이 될수 있는것도 아니니 게임이 맞다. 레고블럭 놀이는 게임인가? 기술을 요하지만 정해진 룰도 없으며 승패가 나뉘지도 않으므로 게임이 아니다. 게리모드는 게임인가? 전자레고일 뿐이니 게임이 아니다. 마인크래프트는 게임인가? 서바이벌 모드는 게임이고 크리에이티브 모드는 게임이 아니다.

이정도면 대충 게임이 뭘 뜻하는가에 대한 감이 잡힐거라고 본다. 그럼 대답해봐라. 게임의 역사가 몇년이냐? 뭐라고 했더라? 게임의 역사가 50년도 안된다고? 영화보다도 새로운 매체라고? 뭐? 비디오게임은 그전의 게임들과는 다르지 않냐고? 그럼 디지탈 촬영한 영화는 아날로그 필름 쓴 영화랑 다른 매체인가보지? 전자책으로 나온 소설은 종이책으로 나온 소설이랑 다른 매체인가보지? 호모 루덴스라는 말이 있듯이 게임의 역사는 최소한 회화나 음악과 비견될 정도로 오래된 것이 분명하다. 최소한의 그림도 못그리는 포유류조차 새끼때는 형제들끼리 게임 비슷하게 사냥놀이를 하기도 하는데 원시인류가 게임을 안했을리가.

원시인류가 어떤 게임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류공통으로 가장 유서깊게 전해내려오는 게임들에는 크게 두가지 스타일이 있다. 바로 공놀이와 턴게임이다. 축구, 야구, 배구, 좆구, 기타등등 연속적으로 몸을 써서 공을 가지고 노는 수많은 파생형 공놀이 게임들이 있는 반면에 포커, 고스톱, 장기, 체스, 바둑, 짤짤이, 기타등등 몸은 전혀 안쓰고 머리만 쓰거나 그것도 아니면 그냥 운빨좆망겜인 턴제 게임들이 있다.

이 두가지 게임들은 서로 아주 상반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공놀이 게임들은 신체가 전달하는 직접적인 물리적 에너지로 게임이 돌아가는 반면 턴제 게임들은 물리적 에너지가 아닌 추상적 사고력에 의해 돌아간다. 알파고가 돌을 놓는 손이 없어서 다른 사람이 대신 돌을 놔줘도 100퍼센트 알파고가 바둑을 두는게 되듯이 말이다. 하지만 공놀이 게임에는 생각을 대신 해주는 사람(감독)이 존재할지언정 플레이어의 신체능력을 대신해주는 사람은 존재할수 없다. 또 다른 상반되는 특징은 시간에 관한 것이다. 공놀이 게임들이 실시간으로 끊김없이 연속적으로 다이나믹하게 진행되는 반면 턴제 게임들은 단속적으로 결정의 차례가 돌아오며 플레이어의 결정의 순간까지는 게임이 완전히 정지해버린다. 요약하자면 게임이라는 같은 카테고리에 속하면서도 서로 신체적/사고적, 연속적/단속적, 동적/정적으로 완전히 정 반대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할 이야기들에서 이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므로 강조한다. 잘 기억하기 바란다. 신체적/사고적, 연속적/단속적, 동적/정적.

보통 인간의 지능을 생물 진화의 정점에 위치한 고차원적 능력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머리를 안쓰고 몸을 쓰는 게임이 몸을 안쓰고 머리를 쓰는 게임보다 더 원시적이고 본능적인 게임이라는게 된다. 실제로 구기종목에서 공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모습은 가만히 앉아서 카드를 뒤집거나 주사위를 굴리는 행위보다 훨씬 더 포유류 새끼들의 사냥놀이와 유사하다. 게임의 역사에서 턴제 게임보다는 공놀이 게임이 먼저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턴제게임이 실시간을 구현할 기술이 없어서 나온 구식 게임이니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하는데 실시간 게임이 턴제 게임보다 더 구식이고 원시적이라고 병신들아. 개병신새끼들 좀 뒤져버렸으면.

이렇게 서로 상반되는 두가지 스타일의 게임들은 별 발전없이 인류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오다가 격동의 19세기말~20세기초쯤 되서 커다란 전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바로 그때가 pc게임과 콘솔게임의 진정한 조상이 나타났던 시기였다.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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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2

웨이스트랜드 2 일지 5


토끼를 보내고 옆을 보니까 2층 구조물이 있어서 신나게 다다닥 올라가 봄. 2층에 문이 잠겨있네? 부숴라 핫산! 씨불 핫산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나옴. 힘쓰기 두칸이나 찍었는데 초반부터 뭐 빠개지는게 없구만! 나중에 레벨 올려서 오기로 하고 입맛을 다시며 내려옴. 흑흑.

쭉 가다보니 또 퇴끼 두마리가 보임. 사이렌이 귀여워해주러 가는데... 바로앞에서 전투시작됨.-_-;;; 으아~ 이거 시야개념 있나보다. 아까는 뒤에서 접근해서 전투 안걸린거였나 봄.-_-; 하악하악 좋다...

사이렌은 전투능력이 병신같기 때문에 먼저 토끼에게 선빵 맞음.-_-; 으아아 에너지가 간당간당하다아~ 그러나 바로 앞에 와있기 때문에 동물친화 스킬을 바로 쓸수있다. 성공. 전투에 돌입해도 먹히는군.

나머지 한마리는 블레이드와 접전을 펼침.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한방 맞았는데 한방에 15점이 깎임 씨발... 존나쎄다...

쭉 돌아서 중앙에 있는 건물의 입구쪽으로 진입. 근데 뭔 커다란 푸딩같은게 문앞에 있네? 이게 뭐지? 하고 접근하니까 그 푸딩이 부르르 떨리면서 마치 뭔가의 절정을 향해가는듯한... 어?아? 이건...위험하다! 마치 알을깨고 페이스허거가 튀어나올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다! 하는 느낌이드는것과 동시에 머리속이 하얗게 되면서 어버버? 아! 그래 도망가자 도망! 어씨발 마우스 포인터를 어디로 둬야해! 반대쪽이다 반대쪽! 여기여기여기여기!!! 하고 탁 찍는것과 동시에 빵빵하게 부풀어오른 그 시뻘겋고 반질반질하고 거대한것이 탁!하고 터지면서 끈적끈적하고 질퍽질퍽한 대량의 점액이 한꺼번에 사방으로 부왁!하고 쏟아지면서 도망가는 파티원을 덮치려고 하는데...


흑흑 뒤늦은 블레이드와 콜드샷이 결국 부카케를 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아 더럽... 이게 뭐야 하고 상태를 보아하니 무슨 포자에 감염된걸로 나옴.ㅠㅠ 당장 상태에 이상이 생기지는 않았는데 불길하게 뭔 시간 카운터가 생겼다.-_-;;; 대충 15000초 정도에서 실시간으로 계속 줄고 있음... 아니 이게 몇분이야 도대체! 존나 머리속으로 안되는 산수를 해보니 대략 4시간쯤인거 같다. 이게 끝나면 뭐 어떻게 된다는 말도 없으니까 더 무섭다. 아무래도 처음 여기 왔을때 터졌던 그 좀비가...
된다 그말인가? 이게무슨일이야ㅠㅠ 4시간 후면 좀비가 되어 터진다니ㅠㅠ 말도안돼ㅠㅠ 말도안된다구ㅠㅠ

하 씨발 천천히 구경이나 하고 있을때가 아니다. 우선 이걸 어떻게든 치료해야겠다. 이제 관광은 나중에.

우선 문옆에 보이는 초인종을 누른다. 다급한 목소리가 반겨준다. 도와달라고 한지가 언젠데 이제서야 왔냐고 지랄이다. 아니 그쪽이 저좀 도와주세요ㅠㅠ 살려주세요ㅠㅠ 곧 좀비가 되어요ㅠㅠ

들어왔더니 휠체어에 앉은 중환자 한명하고 존나 짜증내는 연구원 한명이 반겨준다. 대화를 해보니 대략적인 상황이 이렇다. 이곳은 아리조나 전체의 식량 생산을 담당하는 지역으로 생산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농작물을 조작하고 실험하는 연구소인데 뭐가 잘못됐는지 갑자기 농작물들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자라나면서 연구소를 순식간에 뒤덮고 벌레도 거대화 되고 좀비도 출몰하고 완전 좆됐다는것이다. 영양 공급 장치를 통해 누군가가 이상한 약물을 주입한게 아닌가 의심된다고 한다. 우선은 이 장치를 멈춰야 할텐데 그걸 통제하는 컴퓨터도 먹통이 되었다고 한다. 감염포자를 날리는 그 푸딩에 대해 물어보니 그거 샘플을 10개를 가져오면 치료약을 만들어주겠다고 한다. 휠체어 환자도 그거에 당한거라고 한다.


으아아 다 필요없다 우선 치료약을 만들어야 한다.ㅠㅠ 빨리 푸딩 10개를 찾아야...
현관에서 왼쪽 오른쪽은 농작물 키우는 하우스고 위쪽으로가면 시설물 제어하는 컴퓨터룸과 버섯 재배하는 동굴이 나온다고 한다. 먼저 위쪽으로 문을 열어주길래 거기부터 가보기로 했다. 통로를 쭉 올라가니까 양 옆으로 창문이 나있어서 왼쪽 오른쪽 하우스의 내용물이 보인다. 보인다고 해봐야 거대화된 식물로 빽빽하게 들어차 있을뿐이지만. 근데 왼쪽에 덩쿨에 삼켜진 커다란 안테나 접시가 보인다. 저기에다가 중계기를 설치해야 하는거구만. 어... 근데 여기 왠지 낯이 익은데... 뭔가 구조가 익숙한... 헉! 이거이거 1편의 농장센터 구조랑 똑같잖아.ㅠㅠ 현관이 1편의 그 카운터같은 그거고 이 통로가 농장을 위아래로 나누던 그 길이고 위아래 농장이 오른쪽 왼쪽 하우스고 커다란 안테나 접시 위치도 똑같고... 동굴도 있었지. 우왕 고증이 쩔어ㅠㅠ 15년 지난걸로 되어 있어서 1편하고 완전 다를줄 알았는데... 감동...ㅠㅠ 1편에서는 실외라고 생각하던 지역이 2편에서는 실내로 되어있는게 재밌었다.

끝까지 올라가니 좌우 하우스로 통하는 문과 컴퓨터실로 내려가는 사다리가 있다. 거기까지 오는 도중에 푸딩 2개 먹음. 처음 부카케한거까지 합치면 3개니까 앞으로 7개 남았다.

컴퓨터실에 도착. 누가 컴퓨터도 조작해 놓은게 틀림없는거 같다. 증거로 5.25인치 디스켓을 남기고 갔다. 디스켓...ㅠㅠ
후훗 컴퓨터 전문가 핫산이 고쳐주지! 하고 컴퓨터를 건드려 봤으나... 핫산의 한칸짜리 컴퓨터 스킬로는 택도 없음. 전반적으로 초반부터 빡센 스킬치를 요구하는군... 당장 가능한 기능은 그저 3개의 문을 여닫는 기능뿐. 그것도 한번에 한개씩 밖에 못열음. 우선 중앙의 남쪽문을 열어보았다. 동굴 입구로군. 존나 쎈 괴물딱지가 나올것만 같은 분위기지만 푸딩을 찾으려면 어쩔수 없다.


좁은 동굴 입구를 지나니 갑자기 넓은 공간이 나오고 거대한 버섯들이 여기저기 재배되고 있다. 그리고 푸딩이 사방에 넘쳐난다.ㅠㅠ 제대로 찾아왔군. 근데 역시나 푸딩을 지키는 좀비와 벌레들이 돌아다닌다. 아까 토끼로 시야개념이 있는걸 확인했으니 전투를 피하고 은신해가면서 푸딩을 모아보기로 했다. 걸리면 고립되어 좆되는 이 위험한 임무를 수행할 자는 당연히... 핫산.

나머지 대원들은 입구에 숨어있고 핫산은 괴물들의 시선 방향을 유의하면서 몰래몰래 푸딩을 하나씩 터트리기 시작한다. 와 과장 쪼금 보태면 존나 코만도스 하는거 같다. 1개,2개... 10개! 드디어 푸딩 10개 모음.

이 성격더러운 아줌마야 10개 다 모아왔다 빨리 치료약 내 놓으라! 에? 뭐라고? 이제부터 만들테니까 이따가 오라고? 하씨발ㅋㅋㅋㅋ그럴시간 없거든요? 바로 연구실 따라가서 빨리 치료약 내놓으라고 졸라댐. 이따가 오라더니 연구가 존나 빨리 끝남. 치료약 만드는법을 알아냈다고 함. 근데 곰팡이 제거제에 들어있는 성분이 필요한데 여기 없으니 구해오라고 함. 뭐라구요? 뭘 또 구해오라구요? 야이샹년아 시킬거면 한꺼번에 시켜! 곰팡이 제거제 구하러 다시 동굴로... 아직은 시간이 여유가 있지만 어째 좀 불안해진다.

다시 동굴을 탐험하다가 뭔 구멍이 하나 있는데 그 주변에 벌레가 돌아다녀서 안보는 사이에 몰래 들어가려고 타이밍 잡아서 후다닥! 뛰어갔더니 입구에서 갑자기 뻥!하고 폭탄이 폭발...-_-; 그 소리 듣고 주변에 벌레와 좀비가 몰려와서 전투 돌입.-_-;;; 존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씨발 함정이 존나 치사해. 완전 당했다.

공포의 파리. 씨발 파리 존나 싫다. 전혀 준비안된 상황에서 싸우니까 존나 쳐맞음.-_-; 좀비는 죽을때 뻥 터지면서 주변에까지 피해입힘.-_-; 인간폭탄 좀비와 침뱉는 파리의 협공은 매우 더럽군.


구멍으로 들어가보니 창고같은 공간이 나옴. 곰팡이 제거제가 있을지도 모르겠군. 두명의 시체가 널부러져있고 내부의 다른 공간으로 통하는 문에는 손톱으로 할퀸 핏자국이 있고 문 안쪽에서 들어오지 말라는 외침이 들린다. 열고 들어가 봤더니 괴물을 피해서 피신한 농부 한명이 울고 있음. 밖에 널부러진 시체중 하나는 직접 죽인 자기 마누라라고 한다. 좀비돼서 죽였다고 함. 자기 아들도 감염돼서 돌아다닌다고 함. 아까 당한 함정이 이놈이 설치한거구만.-_-; 레인저를 보고 용기를 얻었다면서 자기도 싸우고 싶으니 팀에 껴달라고 하는데 우리는 여자만 받아줍니다. 짐꾼도 핫산 하나면 충분.

창고를 뒤지니 곰팡이 제거제도 발견. 생각보단 쉽게 찾았군. 그리고 CGW 52호도 발견.-_-; 나중에 게임끝내고 52호에 뭐가 있나 찾아봤더니 웨이스트랜드1편이 '어드벤쳐 오브더 이어'로 뽑힌 호.-_-; 그만 좀... 이거 도대체 몇번을 울궈먹냐... 이제 웨이스트랜드 하면 cgw 어드벤쳐 오브더 이어가 자동으로 떠오르려고 함. 눈물난다ㅠㅠ

곰팡이 제거제 가져왔어얌. 빨리 치료제 만들어주셈. 했더니...
와나 이 개썅년좀 보게 존나 얼척없음. 휠체어 환자만 치료해주고 내꺼 가지고 싶으면 영양 공급장치 문제도 해결하고 오라네. 와 존나 벙찜. 잘못 읽은거 아닌가 싶어서 여러번 다시 읽어봄. 내 목숨을 가지고 흥정을 하네 이 씨부랄련이. 죽인다. 반드시 죽인다. 치료제만 얻으면 넌 죽는거야. 황야의 썅년들 이름을 걸고 죽일거다.

다시 컴퓨터실로 내려옴. 먼저 영양 공급장치를 수동으로 중단시킨 다음에 여기에다 해독제를 넣고 다시 가동시켜야 된다고 함. 영양 공급장치를 찾기위해 이번엔 서쪽문을 열어봄. 통로에 뭔가 기분나쁜 뿌연 녹색 연기가 가득차 있다. 예감이 좆치안타. 동쪽문을 열어봄. 여기도 녹색 연기가 뿌옇다. 컴퓨터 작동시켜서 상태보고를 보니 유독가스가 차 있는데 환풍기가 컴퓨터 오작동으로 멈춘거 같다. 아... 먼저 환풍기를 작동시켜야 할것 같다. 근데 핫산이 컴퓨터를 못 고치잖아? 좆됐네.

아무리 사방을 둘러봐도 유독가스 문제를 해결할만한 수단이 보이지 않는다. 방독면도 못봤고. 핫산 시험삼아 한번 들어가봐라 핫산. 얼마나 유독한가 보자. 핫산 잠깐 들어가봄. 바로 독걸려서 에너지 닳기 시작함.ㅠㅠ 치료약도 얼마 없는데 무서워서 도저히 이렇게는 안되겠다.

그렇다. 컴퓨터 전문가가 필요하다. 아주 훌륭한 컴퓨터 전문가가. 컴퓨터를 고칠수 있는 인간을 한번 찾아봐야겠다. 아까 그 창고에서 마누라 죽였다는놈은 농부라니까 컴퓨터 잘 모를거야. 박사... 박사급이 필요하다. 치료약 만들던 연구실에 약간 정신나간것 같은 연구원이 있었으니 한번 말을 걸어봐야겠다.


다시 연구실로 돌아와서 실험에 몰두하고 있던 로즈라는 이름의 연구원에게 말을 걸어보니 안젤라와 아는 사이인가 보다. 안젤라가 초장부터 시비걸고 자빠짐. 로즈의 왼팔이 기계인데 그거 가지고 시비임. 근데 로즈가 맞받아치니까 가만있는 사람한테 시비걸지 말라면서 삐짐. 안젤라 이 병신년 존나 얼척없네. 이동네는 얼척없는 인간들이 많구나. 깜짝깜짝 놀랜다 이년들아.

왼팔을 사고로 잃었는데 동쪽에서 왔다는 한 의사가 기계팔을 만들어 줬다고 함. 가슴에 동력원도 박았다고 하는데 뭔가 좀 찜찜하다. 처음에 망가진 로봇 가슴에서 칩 빼낸게 생각나기도 하고 동쪽의 방사능 지대를 어떻게 건너온건지도 의심스럽고... 음...동쪽에서 온 의사라...

대화를 마치니 자기도 팀에 껴달라고 한다. 그래 약간 매드 사이언티스트 느낌이 나는게 너도 황야의 썅년들과 잘 어울린다. 능력치를 봤더니 컴퓨터 스킬이 무려 4칸!!! 빙고!!! 당첨!!! 크하하핳ㅎㅎ하하하하
핥핥핥핥 빨리 컴퓨터를 수리하러 가자.

이제 컴퓨터를 해킹해서 팬을 돌려봐! 하고 컴퓨터 스킬을 쓰니까 문이 3개가 동시에 다 열린다! 핳하하하핳하! 팬은? 팬을 돌리라고. 팬말이야. 팬.
뭐야! 뭐야이게! 팬이 왜 안돌아가는거야! 아나 이거 미찌겧네! 너왜 안돌아가! 어터케 돌리는거야이거! 행보칼수가 업써~ 으아아아아아앙ㅇ앙아앙

흐아아... 가스를 어또케 없애야 하는 거시냐아... 좀비가 되는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너무 급하게 진행했나? 가스를 없앨수 있는 단서를 찾기위해 차분히 여기저기 탐험을 해보기로 했다.


먼저 동굴을 샅샅이 뒤져보자. 위로 올라가보니 덩쿨에 휘감겨 있는 남자 한명을 발견했다. 그래 너가 무슨 단서를 가지고 있니? 하고 대화를 시도해 보니 풀어주기 전에는 대화할 여유가 없는거 같다. 존나 튼튼하게 묶여 있어서 수술기술이나 생존기술이 필요한거 같다. 핫산이 수술기술로 뙇 풀어주니 고맙다고 한다. 그리고 끝이다. 뭐야! 왜 대화가 없써! 존나 아퍼서 말도 못하나 보다. 자꾸 병원 가고 싶다고만 한다. 흑흑.

반대쪽으로 갔더니 벌레와 좀비의 콜라보레이션이 있다. 하 씨발 나지금 화나이써 다 죽여버리게써. 하지만 파리는 열외. 파리만은 돌려보내고 싶다. 동물친화 말고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이렌이 다시한번 레이저 센서를 피하듯 괴물의 시선과 곡예를 해서 파리를 돌려보냄. 키야~ 이것만 해도 밥값한다. 이번엔 송충이를 보내보자 하고 시도하는순간 갑작스럽게 뒤돌아보는 송충이의 눈빛! 아 깜짝이야 전투 시작 소리에 존나 놀램. 사이렌에게 나도 귀여워해달라고 두두두 달려오는 좀비. 사이렌은 좀비와 송충이에게 샌드위치가 됨.ㅠㅠ 뒤에서 지켜보던 대원들 사이렌을 좀비에게서 구하기 위해 전투대형에 들어가는데... 갑자기 미친 로즈 썅년이 말을 안듣고 돌격해버림.ㅠㅠ 와 존나 당황. 사이렌을 미끼로 후퇴하면서 기회공격으로 잡을려고 했는데 이 미친년은 왜 돌격하고 지랄.ㅠㅠ 이년 구할려고 블레이드가 뛰쳐나갔다가 좀비한테 쳐맞고 딸피됨.ㅠㅠ 어떻게 겨우겨우 뒤로 도망가면서 총을 쏴가면서 좀비 폭파시킴. 로즈 샹년이 존나 말 안들음. 지맘대로 쳐나가거나 쏘거나해서 존나 씨껍함. 괴물들 청소하고 뒤져봤으나 별거 없음.ㅠㅠ 덩쿨로 막힌 부분이 있는데 이거는 해독제 뿌려서 식물들 크기 줄일때까지는 못뚫을거 같음.ㅠㅠ 하... 동굴은 헛탕이다. 다른데나 뒤져보자...

다시 연구실로 돌아와서 뒤쪽에 잠긴문 열어보려고 함. 이제 핫산도 힘이 4칸임. 근데 시봐알 아직도 실패확률이 더크네. 도박해봄. 크리티칼...ㅋㅋㅋㅋ 몇분동안 힘 못쓰게됨. 기다려서 다시 시도! 또 크리티칼... 포기하자...

이번엔 안테나 접시가 있던 왼쪽 하우스를 쓸어보자. 왼쪽으로 들어가 봤더니 화장실 같은데에 또 사람이 덩쿨에 묶여 있음. 윈스턴이라는 연구원인데 구해달라고 그 성질더러운 개년한테서 직접 연락까지 옴. 중요한 사람인가 봄. 허? 핫산의 수술실력으로는 택도 안되네? 로즈가 수술 4칸임. 올ㅋ 로즈가 수술! 크리티칼... 덩쿨이 조여들면서 연구원이 개박살... ㅋㅋ....ㅋ...
로즈의 한마디 "poor winston"

로즈가 하우스 비밀번호 알고 있어서 손쉽게 하우스로 입장. 존나 수풀이 무성. 푸딩도 많음. 앞에 상자가 있는데 옆에 푸딩이 있어서 푸딩 먼저 터트렸더니 상자도 부서지면서 안에 내용물 다 뽀개짐.-_-; 와 씨발 이거 어쩌라고 존나 빠르게 쓸어담고 도망가라고?

안으로 더 들어가니 토끼 사육사가 토끼들에게 둘러쌓여 위기에 처함. 사이렌만 있으면 토끼따위... 하려고 했는데 근처에 푸딩이 있음. 푸딩이 터져서 토끼가 상처입으면 전투에 돌입할것이고 그렇게 되면 ap가 후달리는 사이렌이 동물친화를 피해없이 쓰기 힘들기 때문에 푸딩을 터트리면 안됨. 와씨발 어쩌라고. 아까 상자처럼 존나 빠르게 스킬을 쓰고 터지기 전에 도망쳐야겠다. 살금살금 토끼 뒤쪽으로 가서 스킬 시전! 스킬 막대가 쭉 오르는데 옆의 푸딩이 부들부들... 으아아... 스킬성공!과 동시에 푸딩이 뻥! 아오씨발!!!! 사이렌도 부카케!!!! 부왁!!!! 전투돌입!!!! 토끼 두마리 사이렌에게 돌격!!!! 사이렌 쳐맞고 딸피!!!! 으아아!!!! 으아아!!!! 사이렌을 구하러 블레이드 돌격!!!!! 토끼에게 쳐맞고 또 딸피!!!! 으아앙!!!! 으아앙!!!!!

사이렌 에너지 5 남기고 겨우 전투 끝냄. 치료약이 남아나질 않는구나. 토끼사육사 구해줬더니 토끼 죽였다고 지랄함. 하... 죽이고 싶다. 게다가 가스에 대한 단서도 아무것도 없음. 시간도 많이 지남. 이제 다 죽이고 죽고싶다. 이제 오른쪽 하우스 남았는데 거기도 별거 없을거 같음. 자포자기임. 핫산 니가가라 가스실.

다시 컴퓨터실로 돌아와 동쪽과 서쪽의 가스실중 어디를 먼저 들어갈 것인지 고민. 서쪽 끝에 문이 보이는데 존나 튼튼해서 핫산이 열기 힘듬. 동쪽에는 멈춘 팬이 여러개 보이고 통로가 길어보임. 동쪽을 먼저 들어가기로 함. 나머지 썅년들이 컴퓨터실에서 휴식하는동안 핫산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홀로 동쪽 가스실로 뛰어듬. 하악하악 이제부턴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우선 왼쪽에 보이는 문을 열고 입장! 아  여기는 가스가 없군. 그러나 벌레들이 우글우글... 조금만 더 앞으로 나갔으면 좆될뻔... 여기는 안되겠다. 반대쪽 문으로...


와씨발 잠겨있어ㅠㅠ 빨리 부수라고! 가스를 마시며 힘겹게 문을 부수는 핫산...
가스가 없는 통로가 나왔는데 뭔 스위치들이 쭉 늘어서 있다. 하나를 켜보니 가스 통로의 팬이 하나가 돌아간다!!! 으아아!!! 으아아!!! 이거였구나...ㅠㅠ 장하다 핫산. 핫산이 해냈다. 여기에 총 3개의 스위치가 있어서 3개의 팬을 작동시킬수 있었다. 나머지 샹년들이 컴퓨터로 상태확인을 해보니 총 5개의 팬중 3개가 작동함을 확인할수 있었다. 2개만 더 작동시키면 되는구나. 근데 다음 스위치로 가는 길목에 있는 문이 잠김. 가스통로쪽이 밀폐가 안되서 자동으로 잠겼다는 방송이 나옴. 가스실에서 뭘 또 닫아야 하나봄.-_-; 하... 또 가스실로 들어가야 하나... 이거 무슨 핵잠수함에서 핵연료 누출된거 처리하는 기분이다.

다시 팬을 끄고 통로를 우다다 달려서 확인해보니 졸라게졸라게 두꺼운 문이 중간에 하나 열려있다. 힘스킬 시전! 으아 핫산이 힘스킬 안키웠으면 어쩔뻔...ㅠㅠ 문을 닫고 돌아와보니 역시 막혔던 길목이 열렸다! 이제 나머지 두개를 작동시켰으나 마지막 하나가 돌아가질 않는다. 보니까 덩쿨이 자라서 팬 회전을 막고 있는거임. 다시 가스를 마시며 덩쿨을 총으로 제거. 5개의 팬이 모두 작동한다. 가스가... 가스가... 사라졌다!!! 으아아!!! ㅠㅠ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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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2

웨이스트랜드2 일지 4

임무를 완수 했으니 이제 기지로 돌아가서 시타델 내부를 구경하기로 했다. 돌아가는 길에 아까 깡패가 알려줬던 사원이 가깝길래 들러보았다.
역시 이상한 모양의 석상이 사막 한가운데에 놓여있다. 이번엔 스킬포인트가 아니라 경험치를 준다. 석상을 살펴보니 SERPENS INSIDIATVR이라고 써있다. 이게 뭔소리지?

기지에 돌아왔더니 바르가스가 신병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기본 제식훈련과 총기서약이 나오는데 풀메탈자켓의 신병훈련소씬이 떠올라서 약간 으시시했다. 역시 레인저 이놈들은 영 맘에 안들어. 빨리 레드스콜피온을 만나보고싶다.

보고를 마치고 시타델 내부를 들어가려고 했더니 뭐 이 씨이발? 중계기 두군데에 설치하고 오면 열어준다고? 와 이 시벨롬이 분명히 첫 미션 끝내면 열어준다고 했던거 같은데? 그냥 확 다 쏴죽이고 들어가고 싶지만 레벨이 딸려서 못이기겠지... 이번이 마지막이다 좟같은 레인저놈들. 중계기 설치하러 가기전에 뭐 여기서 더 할거 없나 하고 돌아다녀봤더니 에이스 무덤 근처에 이제 사람들이 없어졌다는걸 알아차렸다. 으흐흐 원래 처음에 무덤 파보려고 했더니 지랄해서 못파봤는데 이제는 파볼수 있겠다. 우선 멀찌감치 떨어져서 안젤라를 대기시켰다. 에이스 무덤 팠다가는 얘도 지랄할거 같애서. 뭐가 들어있을까 두근거리는 맘으로 파봤더니 뭔 편지가 한장 나왔다! 뭘까 뭘까 혹시 보물지도? 하고 열어봤더니 에이씨 중계기 설치하러 가기전에 안젤라한테 걱정하지 말라고 남긴 편지였다. 레인저 이놈들은 묻기전에 소지품검사도 안하냐?

중계기를 설치하러 농장과 하이풀로 가야하는데 농장이 약간 더 가까워 보여서 우선 농장으로 향했다. 가는도중 하이풀에서 조난신호를 보내왔다. 깡패들한테 공격당하고 있단다. 급하단다. 에이씨 하이풀로 방향바꿔! 하려고 했는데 농장에서도 연락이 왔다. 이쪽은 식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게 뭐야. 중계기 설치하려고 하는 지역이 모두 동시에 공격을 받고 있다고? 우연치고는 너무 이상한데? 음... 어쨌거나 우선 농장부터 가보기로 했다. 왜냐고? 더 가까우니까.


농장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좀비같은게 한마리 정문에서 엉기적 엉기적 마중나와서는 갑자기 지혼자 뻥 터져준다. 쎼...쎾쓰! 무시무시한 환영인사군. 그나저나 이곳이 1편에서 그 거대토끼들과 사투를 벌였던 농장센터란 말이지? 1편의 사건으로부터 15년이 지났다는데 그동안 어떻게 변했나 구경해보도록 하자. 입장하기 전에 울타리 바깥을 구경해보니 철로가 놓여져있고 웬 투석기가 여기저기 쓰러져있다. 투석기는 왜있지? 부서진 탱크로리 한대도 있다. 근데 이거 자세히 보니 매드맥스2에 나왔던 그 유조차잖아.-_-; 주변의 상자를 뒤지니 '윈체스터 20메가바이트 하드드라이브' 라는게 나왔다.-_-;; 설명에는 '최후의 하드디스크, 20메가를 다 채우려면 벅찰것이다' 라고 나온다.-_-;;; 웨이스트랜드 설정이 98년에 핵폭탄 터진걸로 아는데 그때는 이미 수천메가 하드가 일반적이었을텐데? 그러나 웨이스트랜드1편이 나온 80년대말이라면 20메가 하드가 엄청난 고용량이었겠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까 갑자기 웨이스트랜드1편 안에 있던 2편 관련 유머가 떠올랐다. 그러니까 그때 금방 나오기로 했던 그 2편이 지금 내가하고 있는 바로 이거란 말이지? 아... 이... 뭐... 참... 만감이 교차하는 유머로군.

정문에서 성대한 환영인사를 받았으니 정문으로 들어가기는 싫다. 왼쪽으로 쭉 돌다보니 울타리가 무너진곳이 하나 있군. 그래 이거야. 팀 빗치스는 당당하게 뒷문으로 들어가겠다. 역시 울타리 내부에는 1편처럼 거대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키야~ 1편에서 글로만 묘사되던걸 수십년이 지나 멋진 그래픽으로 보니... 아빠는 웬만해서 눈물이 안나오는 사람인데 눈물이 나오네


뒷문을 찾기위해 건물을 왼쪽으로 쭉 도는데 앞에 거대화된 벌레가 몇마리 보인다. 좁은 입구가 사이에 있어서 그걸 이용해서 싸워보기로 했다. 블레이드로 길막하고 뒤에서 총쏴서 피해없이 쉽게 잡아야지. 했는데 파리새끼가 멀리서 침을 쏘더라.-_-; 벌레가 웬 원거리 공격이야! 이번에도 계획이 틀어지고 블레이드와 안젤라가 피해를 입으면서 전투를 마침. 이번에도 전투를 마친후 아 이거 생물이었지 동물친화 안써봤네 하는 후회를 함. 흑흑

계속 가다가 옆문을 발견. 그러나 잠겨있고 힘으로 열 확률이 0으로 나옴.-_-; 핫산! 빨리 힘을 길러라 핫산!

건물을 돌아서 드디어 뒷문을 발견! 폭탄트랩이 설치되어있다. 사이렌이 폭탄 해제를 시도. 10퍼센트의 크리티칼실패 확률이 있어 무서웠지만 2번의 시도끝에 무난히 해제를 성공. 그후 핫산이 힘으로 잠긴문을 부숨. 짠 하고 들어왔더니 쉬벌 여긴 뒷문이 아니었다. 그냥 따로 떨어진 도구창고였음. 전자 자물쇠로 잠긴 금고가 하나 있길래 핫산의 초짜 컴퓨터 기술로 열어봄. 탄약 약간과 개인형 들어있음. 개인형 씨발... 이거 동물친화 한칸 올려주는 착용 아이템인데 이거 벌써 기지에서 65원이나 주고 샀단 말이다! 아! 돈아까워!


결국 뒷문은 발견하지 못하고 그렇게 건물을 한바퀴 빙 돌아서 다시 정문쪽을 향해 가는중.-_-;
역시나 정문쪽에서 대기타고 있던 다수의 벌레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번에는 동물친화를 써봐야지 했는데 사이렌 이 병신년이 ap가 너무 낮아서 전투중에 스킬을 쓰려면 이동한후 다음턴에나 쓸수있다.-_-;; 다음턴에는 존나 쳐맞고 나서야 겨우 한마리 돌려보내겠지.-_-; 병신년 그냥 총이나 쏴라. 이번에도 블레이드가 앞에서 길막을 하느라 큰 피해를 입었다. 벌써 치료약은 다 떨어져가고...


정문쪽으로 와서 이번엔 오른쪽으로 돌아볼려고 하니 앞에 거대토끼가 막 뛰어다니고 있다. 으아~ 이것이 바로 1편에서 죽여댔던 그 토끼가 아닌가.ㅠㅠ 그때 상상하던것 보다는 크기가 좀 작지만 엄청 반가웠다.ㅠㅠ 이번에는 동물친화 제대로좀 써보자.
나머지 대원들을 뒤에 준비시키고 사이렌이 다가가서 동물친화 스킬 시전! 하하핳ㅎ핳ㅎ하 성공했다. 두마리 토끼를 돌려보냄.


다음에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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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5

웨이스트랜드2 일지 3

인트로가 무척 맘에 든다. 전편의 동료였던 에이스의 장례식과 함께 새로운 레인저의 첫 임무로 시작하는 인트로는 마치 그동안 후속작이 만들어지지 못해 죽어도 죽을수 없었던 1편이 이제서야 안식을 얻고 눈을 감으며 2편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듯한 상징적인 장면처럼 보인다. 현대 대자본 rpg들이 다들 영화 따라하느라 초반부터 뭐가 펑펑 터지고 와장창 무너지는 요란함을 보여주면서 adhd환자들 눈을 사로잡지 못해 안달인데 그것과는 완전히 반대로 정적이고 황량하게 시작하니까 오히려 더 신선하고 인상적이다. 실사 영상으로 시작함에도 영화적이지 않고 소설적이다. rpg라는 장르는 영화가 아니라 워게임과 장르문학의 결합에 의해 태어났음을 다시한번 상기시키면서 장르의 본질에 충실한 작품임을 시작부터 어필하고 있다. 아아 인트로부터 명작의 스멜이 온다. 음~ 스멜~ 핥핥핥핥핥

게임의 배경은 1편으로부터 15년이 지난 시점인듯 하다. 레인저는 가디안 시타델을 먹고 본거지를 시타델로 옮겼다고 한다. 하악하악 이곳이 1편의 시타델이란 말이지? 빨리 내부를 구경하고 싶어 정문으로 향했다. 물론 바르가스는 첫임무를 완수하고 정식 레인저 대원이 되어야만 출입할수 있다고 했지만 팀 빗치스는 규율따위 족구한다.


예상대로 문지기가 못들어가게 한다. 바로 콜드샷의 협박! 아~ 통하지 않는다. 잘 통하라고 두칸이나 찍었는데! 대신 미시시피 뮬이라는 이름의 샷건을 한정 줌. 자기는 문 지키느라 쓸일이 없으니 잘 쓰라고 한다. 샷건 스킬이 없지만 공짜니 받았다. 그리고 다시 협박! 아~ 협박이 협박으로 돌아온다. 한번 더 하면 뒤질거같다. 두고보자 문지기놈.

문앞의 매점 아줌마와 대화를 했다. 관심없는 개인사 이야기를 듣고나서 물건을 봤으나 쉬벌 물건값 졸라 비싼데 가진돈은 달랑 50원. 우선 돈을 벌어야갰따.

출구쪽으로 내려가니까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3놈중 한놈이 염소?옆에 있는 캔을 집어다 달랜다. 이새끼가 발이없나 손이없나 감히 빗치님께 뭘 하라고? 빡쳐서 캔을 총으로 쏘려고 했으나 안쏴진다 썅... 상자나 문같은건 쏠수 있는거 같던데.

캔은 우선 냅두고 사이렌을 시켜서 염소를 홀림. 염소가 따라오면서 사이렌의 반응 스탯이 2오른다. 우왕 이거 조쿠나~ 했는데 좀 있다가 갑자기 염소가 펑하고 터져버림.-_-;;; 그것도 내장이 리얼하게 튀어나오면서.. 졸라 어이없었다. 왜 터지냐 이거. 원래 이런거냐 버그냐..

벽에 낙서했다가 혼나서 낙서지우는 놈을 지나가니 잠긴문을 발견. 팀 빗치스는 구질구질하게 문따고 그러지 않는다. 막는건 부술뿐이다. 일해라 핫산! 핫산이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상자를 열어보니 우왕~ 처음부터 로켓포가 나온다. 스탯을 보니까 명중률 100퍼센트로 나옴. 1회용인 대신에 무조건 명중하나보다. 1편에서는 안그랬던거 같은데. 로켓포가 100퍼센트 명중이라니 맘에 안든다.

반대쪽으로 가보니 1편의 안젤라 데스(철자가 death가 아니고 deth다)가 있다. 에이스가 죽었다고 질질짜고 있다. 에이스랑 쿵떡쿵떡하는 사이였다고 한다. 이 아줌씨가 슬픈것 치고는 말이 많아서 여러가지 정황을 알게되었다. 아리조나 지역은 방사능 구름으로 고립되어 있어 아무도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못하는 모양이다. 방사능구름 바깥으로 생존자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는것 같다. 그런데 레인저가 버린 구 레인저센터(프리즌)가 레드스콜피온이라는 깡패들 손에 들어갔고 이놈들이 그쪽 지역에서 레인저 행세까지 해서 아리조나마저 반반 나눠진거 같다. 서쪽 지역은 레인저가 관리하고 동쪽지역은 레드스콜피온이 관리하는듯. 우리 레인저는 존나 착하게 관리하지만 레드스콜피온은 존나 나쁘게 삥뜯는다고 하는데 그럼 그쪽이 더 레인저같은데?

이 고립된 아리조나 지역 바깥에서 라디오 신호가 송출되니 조사를 안해볼수가 없는것이다. 희미하게나마 알아들었던 내용은 로봇이 다시 아리조나로 돌아와 레인저를 공격할것이라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또다시 로봇과의 전쟁인가? 중계기를 설치하면 확실히 알수 있겠지.

바르가스는 원래 존나 개새끼였는데 레인저의 대장이 되면서 사람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레인저를 잘 이끌고 있단다. 에이스가 죽었는데도 바르가스가 안젤라와는 다르게 코딱지만큼도 사적인 감정을 내보이지 않은건 그래서였나보다. 무서운새끼. 전작의 나머지 주인공들중 하나인 레이저는 정찰나갔다가 행방불명되고 다른 하나인 쓰래셔는 전투원 그만두고 시타델 안에서 박물관 관리하면서 지도나 만든다고 함.

에이스의 복수를 원한다는 안젤라를 바르가스에게는 비밀로 하고 파티원으로 영입했다. 베테랑 답게 능력치 쩜. 무기는 둔기와 라이플을 다룰줄 알고 힘쓰기가 3칸에 무기정비가 2칸 협박이 3칸. 으아~ 스킬이 다 겹치잖아.ㅠㅠ 협박이 3칸이라니 빗치스에 들어올 자격은 충분하군.

자 이제 시타델을 나서기 전에 팀의 대략적인 방향을 정하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이래라 저래라 명령하는 바르가스가 매우 맘에 안든다. 정의를 내세우는 레인저도 맘에 안든다. 콜드샷은 넘치는 자신의 카리스마를 주체할수가 없다. 지배받기보다 지배하기를 원한다. 그렇다. 콜드샷은 정복자였던 것이다. 먼저 프리즌으로 가서 레드스콜피온을 정복하고 레인저와 전쟁을 벌여야지. 하지만 아직 프리즌의 위치도 모르고 힘도 약하니 굴욕을 참고 힘을 기르자. 라디오 신호도 궁금하고.

에이스의 시체가 발견됐다는 라디오타워에 도착했다. 여기서 에이스의 일지와 중계기 두개를 찾는것이 임무다.

타워로 가다가 에이스의 뱃지와 핏자국을 발견한다. 갈림길에서 핏자국 없는 쪽으로 갔더니 사람들 시체가 막 널부러져있고 위쪽에 깡패들이 돌아다닌다. 좀더 앞으로 나가니까 깡패들이 죽기싫으면 반대쪽으로 가랜다. 훗 나는 무서워서 돌아가는게 아니야...

핏자국을 따라 반대쪽으로 왔더니 역시나 통행료를 내라며 깡패가 가로막음. 콜드샷이 니 개를 먹겠다고 협박하니 바로 쫄며 통과시켜줌. 지도에 무슨 사원의 위치까지 알려줌. 나중에 한번 가봐야개따. 깡패가 데리고 있는 개를 꼬실려고 했는데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해서 성공해도 안따라옴. 쯧.

타워 입구에 붙은 표지판을 보니 레인저 사유지임을 알리고 있음. 이새끼들이 우리땅인데 여기 죽치고 있는거 아녀? 확 죽이삘까? 근데 표지판에 누가 피스사인 낙서를 해놓음. 그것도 손으로 그린게 아니라 전기회로 찍듯이 되어있다고 함. 로봇이 레인저를 공격하겠다는 예고가 떠오른다. 에이스는 여기서 로봇 암살자를 만난게 아닐까?

타워에 오니 에이스의 핏자국외에 검은 액체도 뿌려져있다. 뭐지 이건? 그때 무전기에서 이상한 방송이 흘러나옴. "마티아스의 법을 알려주마! 마티아스의 법은 복수다! 당장 아리조나로 가서 레인저놈들의 머리통을 다 날려버리겠어!"
이것이 그 라디오 신호의 정체인가보다. 로봇들이 1편의 복수를 하겠다는거군. 음.. 마티아스가 누구지? 로봇들의 새로운 주인인가? 기회가 되면 한번 만나봐야겠군.

타워 밑부분에 라디오 연결이 끊겨 있어서 연결해줬더니 또다른 이상한 소음이 잡힌다. 삑삑거리는 단절음인데 모스부호인듯. 나 모스부호 모르는데 이거 뭔 내용인지 알수없나...

타워에는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위로 올라가려다 제지당한 흔적이 있다. 에이스가 첫번째 중계기는 설치하고 죽었다고 했는데 그러면 이 흔적은 에이스가 아닌 다른사람의 흔적인가? 설치한 중계기를 떼려는 누군가가 올라가려고 했고 에이스가 끌어내려 싸움이 벌어진것일까?

타워를 벗어나려는데 땅에 종이쪽지 하나가 돌아다닌다. 살펴보니 에이스의 일지중 한 페이지인거 같다. 레일노매드캠프에 뱀술파는 상인이 보디가드를 원하더라는 내용이다.

핏자국은 타워 뒤로도 계속되는데 드디어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했다. 뜯겨나간 로봇의 다리다. 에이스를 죽인건 역시 로봇이었군. 검은액체는 로봇의 기름인듯.

계속되는 핏자국을 따라가니 어떤 동굴입구로 이어진다. 동굴로 들어갔더니 커다란 두꺼비 한마리가... 뒤쪽에 로봇의 시체?가 있는듯한데 이 두꺼비가 얌전히 있지는 않을거 같은 느낌이다.

첫 전투가 거대 두꺼비라니 toee가 생각나는군. 전투를 시작하기전 먼저 대원들의 자리를 잡자. 콜드샷은 그나마 가장 높은 지점에서 저격자세를 잡고 반대쪽에는 베테랑 안젤라가, 중앙에는 사이렌과 핫산이 자리를 잡는다. 블레이드는 최전방.

블레이드를 발견한 두꺼비가 다가오면서 전투가 시작되었다.

두꺼비의 혀낼름 공격!
날렵한 블레이드는 가볍게 피한다.
블레이드는 두꺼비를 오래도록 괴롭히기 위해 먼저 뒷다리를 잘라 이동능력을 없애려고 한다.
뒷다리에 칼질 명중!  두꺼비는 이동력이 줄었다!
두꺼비의 피가 블레이드를 흥분시키며 전투능력이 상승한다.
안젤라의 사격이 명중! 그러나 두꺼비에게 큰 피해를 주지는 못한다.
두꺼비가 블레이드의 칼을 먹어버림.-_-;;; 오 쉣! 블레이드는 할줄 아는게 칼질 밖에 없는데...
무기가 없어진 블레이드는 졸라빠른 속도로 도망감. 이번 전투에서는 더이상 할수있는게 없다.-_-;
사이렌이 공격. 명중했으나 데미지가 약하다...
콜드샷이 안젤라에게 다가간 두꺼비의 앞발을 저격해 공격력을 다운시킴.
안젤라는 안정적인 사격을 위해 두꺼비와의 거리를 벌린후 배후에서 사격. 명중.
핫산의 머신건공격! 두다다다다!
파파파팍 하고 다 명중함. 캬~ 에너지 팍팍 다는거 보니 졸라 시원하다.
억 다죽어가는 두꺼비가 사이렌을 공격했는데 한방에 에너지 거의 다 깎임.-_-;;;;;;
존나 쓸모없는년...
안젤라 멀리서 사격. 명중. 두꺼비 에너지 2남음. 썅 졸라 안죽어.ㅠㅠ
에너지없는 사이렌 전력으로 도망. 블레이드와 합류.ㅠㅠ
에너지 2남은 두꺼비가 핫산을 공격. 명중. 핫산 에너지 반이나 닳음.ㅠㅠ
콜드샷이 콜드한 샷으로 끝냄. 하..피해가 너무 크다. 씨발 두꺼비새끼가 칼 먹으면서부터 뭔가 잘못됨.ㅠㅠ 다행이도 시체에서 칼은 회수할수 있었다.

동굴에는 중계기 두개와 로봇의 시체가 있었다. 로봇은 다리 한쪽이 없는걸로 봐서 아까 버려진 다리가 얘 다리인듯. 지도와 일지 조각도 있었는데 일지에는 마티아스가 누구지? 라는 글이 써있었고 지도에는 시타델과 노매드캠프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었다. 지도는 로봇의 것으로 추정된다. 시타델은 레인저의 위치를 알기 위함이겠지만 노매드캠프는 왜 표시되어 있었을까. 다른 일지조각에 노매드캠프 얘기가 있었던걸로 보면 에이스와 이 암살자 로봇은 노매드캠프에서 처음 만난것 같다. 안젤라도 에이스가 살아있을때 노매드캠프에서 누군가 쫓아오는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로봇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면 노매드 캠프를 가봐야겠군.

밖으로 나와서 또다른 동굴을 발견하고 들어가 봤더니 왠 조각상을 발견. 전 대원의 스킬포인트가 1씩 추가된다. 이거 뭐지. 존나 뜬금없네. 콘솔게임도 아니고.


미션을 해결했으니 무전기로 바르가스에게 보고를 했다. 이제 이 2개의 중계기를 농장센터와 하이풀의 안테나에 설치하라고 한다. 그전에 돌아가서 엔지니어에게 로봇에 대한 얘기를 들어봐야 할거 같다. 시타델에 입장해서 내부도 좀 구경하고.

미션을 해결하면서 경험치가 주어지고 콜드샷, 사이렌, 핫산이 레벨업을 했다. 콜드샷은 관찰과 협박을 올렸고 사이렌은 동물꼬시기, 핫산은 메딕과 알람끄기와 컴퓨터기술을 배웠다. 새로 컴퓨터기술을 익힌 핫산은 동굴로 돌아가 로봇의 가슴에서 부속을 빼올수있게 되었다.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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